철학 - 가장 오래된 질문들에 대한 가장 최근의 대답들
니컬러스 펀 지음, 최훈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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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Philosophy

가장 오래된 질문들에 대한

가장 최근의 대답들.

 

니컬러스 펀 지음 / 최 훈 옮김

세종서적(주) / 2011년 8월 31일 초판 1쇄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철학자 -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담스미스, 니체, 루소, 피타고라스등등과 같은- 의 사고에 대해 현대의 삶에 연결시키는 좀 더 쉬운 풀이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이 책은 솔직히 너무 어려웠다. 삶의 해석이라기 보다 고대의 철학을 20세기의 철학자들이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대한 이론적인 배경이 더 짙었다. 그래서 책장을 넘겼다 되돌아오기를 여러번 반복하며 읽은 책이며, 다 읽고나서도 여전한 찝찝함이 남아 있는 책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스스로 느끼길, 내가 얼마나 자만에 빠져있었던가에 대한 반성의 계기가 된 책이기도 하였다. 철학적인 면에서 볼때 나는 경험론자의 의견을 따른다. 철학이란 굳이 철학자가 아니더라도 인생을 오래 살아 경험이 쌓이면 자신만의 삶이 녹아든 철학이 정착하게 되는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어째든 이책은 칸트의 기본적 관심을 좀더 구체적으로 확대시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자아의 문제, 나는 무엇을 아는가에 대한 지식의 문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실천적인 문제로 나누어 수 많은 고대철학자들의 사상에 대해 현대의 철학자들의 시선으로 버릴것은 버리고 취할것은 취하여 재해석 한 책이다.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진화하는 세상속에서 물론 철학도 그에 맡게 진보되어야 하는것이 명백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교과서나 삶속에서도 우리는 고대 철학자들의 사고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진보하는 현대의 시선에 맞춰 현대적으로 해석한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만, 그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실제로 고대의 총체적인 학문 철학은 현대에 와서 과학, 언어학, 경제학등이 구분되어 세분화되어 표현되다보니, 실제로 전공분야가 아닌 다른분야의 해석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또한, 작가가 언급한 현대의 철학자들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다지 와 닿지 않는 인물이라, 생소함이 더 컸다. 아마, 철학을 전공한 사람들이어야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위로를 해야만 했다. 어째든, 나의 철학적 사고는 고대 사상가들에게 머물러 있음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음엔 틀림이 없다.

 

책의 몇몇 부분을 살펴보자면, 사상사의 5번의 혁명을 회상하는데, 첫번째 혁명은 소크라테스, 플라톤시대의 도구로서 이성의 탄생을 말하고, 두번째 혁명은 임마누엘 칸트시대에 인간주체를 철학의 강조점으로 본 시대, 세번째혁명은 존로크와 데이비드 흄의 경험주의 철학, 네번째 혁명은 헤켈의 변증법과 니체의 동기중심의 철학, 그리고 다섯번째는 20세기 초반 비트겐슈타인의 진리를 평가하는 기준이 사람들이 사용하는 문법에 있다라는 관점으로 사상사의 혁명을 이야기하며, 그 이후엔 철학은 안정되어진 상태에서 확장의 모습만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가 알고 있는 뉴턴과 아담스미스는 철학자라기 보다 과학자, 경제학자로 기억되어있고 촘스키, 리처드파인만 역시 언어학자, 물리학자로 기억되고 있지 않은가?

 

작가는 현대의 철학자들은 흩어진 업적들위에 다른 인문학과 과학의 최근 업적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들의 이론을 세울수록 우리의 이해력을 증대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책 전반에 걸쳐 작가는 자신의 의도에 맞게 다른 학문, 심지어는 새로운 영역들 -예를들어 UFO나,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 과 철학의 접목을 꾀함으로서 현세대와 어울어지도록 노력하였다. 그리하여, 철학사의 얇팍한 지식만으로 채워졌던 단편적인 지식에 철학적 문제제기와 현대적 응답을 통해 좀더 포괄적이고 풍부한 지식체계를 갖도록 하였다. 단, 작가가 언급했듯이, 작가가 만난 사람들이 주로 영미권 사람들이라 선직국형의 철학이란 단편의 느낌도 역시 함께 다가왔다.

 

2011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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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이레네 - 홀로코스트에 맞선 용기와 희생의 기록
이레네 구트 옵다이크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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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우리나라를 생각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동질감. 일본에게 짓밟혔던 그 시대에 반대편 폴란드에서도 같은 아픔을 가진 국민이 있었다. 이책은 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당시 17살 소녀였던 이레네가 전쟁을 겪으며 경험하고 보았던 것을 기록한 자전적 소설이다.

 

" 내가 어느날 갑자기 유대인들의 탈출을 돕거나 독일군에 맞서 싸우는 레지스탕스 대원이 된것이 아님을 이해해야 한다. 누구나 시작은 미약하다. 나의 싸움은 게토의 담장밑에 음식을 가져다 놓은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본문중에서 

 

아무 힘이 없었던 17살의 폴란드인이며 평범한 간호학교 학생인 이레네는 전쟁을 맞는다. 전쟁속에서 그녀는 가족을 잃고 조국을 잃고 순결을 잃었지만 인간이며, 자유의지만은 잃지 않았다. 그 의지가 그녀를 살게 했고, 용기를 주었고, 지혜를 주었다. 그녀의 무기는 나약한 소녀라는것과 간호학원에서 익힌 간단한 치료법, 그리고 독일어였다. 그로 인해 그녀는 수 많은 고비에서 구해지고, 또 다른 시련과 맞히하게 되지만, 결국 12명의 유대인을 구해내게 된다. 유대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만으로도 사형을 당해야 하는 그 시기를 짐작해 본다면, 그녀가 한 일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것도 20대 초반의 여자가 말이다. 그래도 그녀는 해내었다. 아무도 20대 초반의 폴란드 여자가 그렇게 할수 있으리라고 짐작하지 못했기에...

 

전쟁이 끝난후 이레네에겐 또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소비에트에게 점령당한 폴란드에서 그녀의 선택은 레지스탕스가 되는것이었다. 폴란드의 딱에서 독일과 소비에트를 몰아내자가 폴란드 레지스탕스가 외쳤던 구호였기에 그녀의 선택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으리라, 그러나 다시 소비에트쪽에 다시 체포되고, 탈출. 결국 그녀가 도왔던 유대인 친구들의 도움으로 유대인신분증으로 송환캠프를 통해 미국으로 가게 된다. 공산주의 땅이 되어버린 폴란드엔 그녀가 돌아갈수 없었기에..  그리고 미국내에서 유대인 대학살이 과장된 사실이며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합리화하기 위해 꾸며낸 거짓말이라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침묵을깨고 자신이 겪은 일들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서 이 책은 쓰여졌다.

 

나는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믿을수가 없었다.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를 숱하게 넘겼기 때문이 아니라, 가슴에 그토록 많은 상처를 받고도 여전히 숨을 쉬고 있었기 때문이다. -본문중에서 

 

우리는 영화를 통해서 그 암흙의 시대에 유대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다. 쉰들러 리스트가 그랬고, 홀로코스트가 그랬다. 또한 폴란드의 오슈비엥침은 아우슈비츠란 이름으로 관광명소(?)가되어 폴란드에 가면 반듯이 들려야 할 장소가 되어있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더욱 울분했을것이고, 몸서리 치지 않았을까 한다.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도 강제노역에 시달렸고, 정신대란 기막힌 곳에 끌려가야했으며, 인권을 유린당하고, 아니 인권이란 말 자체가 사라진 시대에 살았으니 말이다.

 

전쟁은 인간이 선택한 것중 가장 사악하고 수치스러운 선택이다. 일본이 그랬듯이 독일 역시 폴란드를 점령하면서 폴란드인의 노예화와 독일인이 정착할 땅을 위한 대학살을 감행했다. 전쟁이란 구실이 아니면 이런 미치광이같은 발상을 과연 누가 할것이며, 학살을 국가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거리낌없이 자행하는 짓을 누가 할것인가. 지금도 세계 곳곳에는 보이거나 혹은 보이지 않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또다른 유대인이, 폴란드인이 그리고 한국인이 있을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이레네 역시 있을것이다. 노년이 된 이레네는 과거를 받아들이며  하느님이 주신 보석을 이해했다. 그건 바로  자유의지. 자유의지였다. 그녀의 첫 자유의지는 게토 담장아래에 음식을 놓아두는 것이었다. 그것이 그녀를 끝까지 숨쉬게 했다고 나는 감히 말한다.

 

무엇인가 공중에 던져진다. 그것은 한마리의 새다. 새장을 빠져나온 한마리의 작은 새이다. 새는 나무 꼭대기와 지붕 위로 높이 날아오른다. 어린 소녀는 새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창가에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것은 가볍게 날아 오르는 작은 새이다. 작은 참새한마리이다. - 본문중에서.

 

2011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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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바 마을 이야기
베르나르도 아차가 지음, 송병선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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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러개의단편이 마치 한편으로 묶여진 장편의 느낌이 들었다. 아니 결국은 하나의 장편소설이었다. 작은 마을에서 있음직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3부로 나뉘어 1부의 어린시절에서는 작가가 의도하듯이 5개의 작품이 마치 퍼즐조각처럼 얽혀져 한작품처럼 느껴지도록 하고 있고. 2부의 비야메디아나 마을을 기다리는 아홉마디 말에서도 그러한 느낌을 받는다. 3부 마지막 단어를 찾아서는 주인공 나와 친구가 몬테비데오의 아저씨가 주최하는 문학모임에서 각자의 작품을 공개하는데 각각의 작품들에서는 보이는 모습에 대한 착각이나, 자기오만에서 벗어나는 모습, 새롭고 위대한 시기에 대한 두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1부에 소개 된 작품들을 보면 전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들, 외로움의 군상들을 표현했는데 예를들어 계단수를 세며 걷거나, 기차 기적소리의 시간을 책크하거나, 정해진 시간내의 자신의 규칙적인 생활모습들은 소외된 사람의 모습을 대변하여, 작가의 환경과 시각을 대변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 몬테비데오 아저씨의 표절하는 방법에서의 한구절, "바스크어 역시 다른언어처럼 풍요롭고 완전한 말이 되었을 거네, 하지만 그렇지 못한게 현실이라면, 그 잘못은 바스크어 사용자들에게 있는것이지 섬에 있는게 아냐. "에서 작가의 민족사랑의 모습을 보며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그리고 표절방법의 실천으로 쓴 탐험대장이 대원을 구출하기 위해 떠나는 이야기에서 보이는것 즉, 우정과 마음, 담대한정신과 협동심의 탐험대장의 진실이 결국 고통스럽게 그를 죽이기 위한 보이지 않는 면에 대한 진실을 보면서 인생의 괴리를 보았다.

 

5분안에 이야기 쓰는 방법은 아마 작가가 이런식으로 글을 완성하지 않을까 할 만큼 매우 사실적이고, 경험적인 느낌이 들었다.  펜, 백지, 모래시계, 좋은 풍경, 음악이 준비된후 글을 본능에 맡기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구성하는 글자를 상상하고 단어를 옮겨적은후, 다른단어몇개를 더 적은후 그 단어를 모야 문장을 완성하라라고 말한다.  그리고 쉬지 않고 커지는 전염성 높은 언어의 질병에만 관심을 기울여 내면의 분열을 표현하라고 말한다. 이것으로 작가가 실제 한편의 이야기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을 설명하기도 하였는데, 공통점들은 주제를 먼저 선정해놓고 살을 덧붙여 가며 글을 완성해 나가는 모습이라 다른 작품에서도 수없이 후진과 전진의 과정을반복한 느낌이 들었다.

 

독창성이 정확하게 어떤것인지, 표절의 한계는 어디에 있는지, 예술의 기능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의 경험담후에 도마뱀의 우화적 존재에 대한 토론은 결국, 풍부한 상상력을 지니고 있지만, 충분히 생각하지 않은 어린시절에 대한 강박관념이 현재의 자신의 발판이 되어짐을 인식하는 것을 본다. 결국 작가는 한단어를 찾아 그것으로 이책을 끝마치고 싶어했다.  결정적이고 본질적인 한단어, 한권의 책 전체을 한페이지에 넣고 한페이지 전체를 하나의 문구로 만들고, 하나의 문구를 하나의 단어로 설명하겠다는 생각, 그러나,  결국 마지막 단어를 발견하지 못한다. 오바바를 기억하며 떠올릴수 있는 행복한 단어, 여행에서 일어났던 일을 이야기하는것은 처음 상상했던거서럼 아주 짧고 재미있는 놀이가 아니었고 시간이 흘러도 진전시킬수 없으며 마지막 단어는 어느곳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작가는 이 책을 씀으로서 바스크 문학을 소개하고 바스크의 전통을 계승하고자하는 노력이 보인다. 실제로 소수민족의 언어인 바스크어로 쓰여진 문학작품이 다른민족에게 읽혀질 기회는 상당히 적었을것이다. 그럼에도 작가는 바스크어로 그의 어린시절의 이야기와 상상력을 동원하여 기발한 구성을 통해 글을 썼고, 그 보이지 않는 면에는 꾸준히 문학을 통해 바스크민족이 부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독특한 구성에 과정과 결론이 궁금해져 마지막 까지 집중해서 읽을수 있었던 책이었다.

 

2011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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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생활 - 초딩들의 딩가딩가 그냥그냥 생활
엠끼당 지음 / 밝은미래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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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겉표지에 광고된 문구, 내안에 초딩본능을 일깨우는 리얼공감 버라이어티 생활밀착형 에피소드,  딱 그만큼이었다. 사실 내게 초등학생 아이가 있는것도 아니고 초등학교라는 이름이 아닌 국민학교를 다닌 세대라 초등학교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단지, 이책을 선택할때는 그저 초딩의 마음으로 보는 세상과 사람과의 관계를 살펴봄으로 해서, 순수함, 정화된 마음을 갖고자 해서 선택했었다. gap, 갭은 있었다. 처음 몇개의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이게 모야~ 하곤 접어두었는데, 이제 고1인 아들이 이게 모야? 하고 훑어보더니 혼자서 낄낄거리며, 엄마 똑같아, 나도 이런적있어, 하며 유쾌하게 웃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도 다시 집어들었다. 그래? 너도 그랬어? 하면서 말이다.

 

내가 몰랐던 내 아이의 초딩생활을 이책을 통해서 본다. 그리고는 몇 몇 에피소드에서 나 역시 낄낄거리며 웃었다. 그리곤 댓글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아 이 댓글은 국민학교시절을 보낸 사람이 쓴것이겠군 하는 나름의 상상력을 펼치면서 말이다.  우연치 않게 틀어논 TV에서 이책의 저자 김모빈양이 나왔다. 얼마나 반가운지, 약간 노랗게 물들이고 개성있게 자른 머리, 마른체구의 모빈양은 16살의 미술을 전공한 엄마와 함께 초등학교만 졸업하곤 엄마와 함께 작품활동을 하는 어린 작가였다. 16살의 모빈과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지원해준 그녀의 어머니의 용기있는 선택에 박수를 보냈고, 하루종일 그림을 그리는 그녀의 생활을 보면서 다시금 책을 보았을땐 어쩌면 그녀가 갖은 학교생활의 소중한 경험을 오랫동안 잊지 않고자 하는 마음을 함께 읽었다. 몇몇 에피소드는 모빈양의 초등학교 일기장을 그대로 옮긴듯한 느낌을 받았다.

 

초등학생이 갖을 수 있는 여러가지 에피소드, 급식때 먹기 싫은 음식이 나왔을때 대처하는 법, 친구와 절교하고 그다음날 절교를 푸는 법, 지우개똥을 모으던 추억, 때하나도 놀이감이 될수 있는 시기, 사탕을 좋아하는 시기이고, 초등학생이어서 언니 또는 오빠, 누나, 또는 부모님에게 조금은 무시당하기도 하고, 누가 더 잘했나 내기도 하고, 상대방 말을 따라하는 놀이가 재미있는 때의 이야기이다.  유치한 전달 놀이, 반사놀이가 재미있는 시기, 정립되지 않은 틀린 지식으로 잘난척해도 먹혔던 시기, 피가 무서운 시기, 광고도 초딩식으로 생각하여 이상하게 해석하기도 하고, 귀신이 무서운 시기, 억지로 꽤어 맞춰서라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생각하는 시기이며 방학숙제를 안해도 하루전까지는 걱정하면서도 태평할수 있고, 그래도 친구들에게는 멋지게 보이고 싶은 때, 이런 시기를 작게라도 누구나 겪었을것이고 그래서 이 책에 공감할수 있지 않나 생각이든다. 어쩜 난 몇몇부분에서 아직 초딩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슬쩍 웃는다.

 

10개의 주제에 대한 모빈양 아니 초딩의 생각들이다.

 

친구랑 사이좋게 잘지내, 장난치는것도 잘 받아주고 있어. 속은게 아니야.

재가 나한테 한 만큼 나도 똑같이 해줘야 한다고, 때론 말려들기도 하는데 일부러 그렇게 해 준거야. 왜냐하면 난 대인배이거든.

아주 사소해 보이는 것들도 그냥 넘어가면 안되지, 정말 중요하니깐 목숨걸고 싸워야해, 뭐 내가 이길것이 분명하긴 하지만.

불편한 일이 있으면 내 완벽하게 똑똑한 머리로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해 낸단다. 완벽해.

실수했을때는 아무도 눈치 못채게 침착하게 신속하게! 재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어.

끈기가 굉장하지. 난 오랜 시간 공 들여야 하는 일도 결국에는 해낼 거라고 내가 못하는 건 없네

주변을 신경쓰지 않고 하나에 집중도 잘해. 열심히 하는 모습 멋지지 않니?

긴장되는 순간이 올 때에도 당황하는 일이 없지. 엄청난 순발력으로 헤쳐 나가면 되니깐. 아무래도 천잰가봐!

고독을 즐길 줄 아는 도도함도 있어. 전혀 심심해하거나 외로워하지 않는다고.

누구나 깜짝놀랄 만한 굉장히 멋진 생각들을 한단다. 이대로라면 세계 최고 뭐가 될 것 같은데 나 정말 똑똑한 듯!

 

긍정적인 마인드와 넓은 가능성이 보이는 생각들이다. 무엇이든 될수 있는 시기인 초등학생의 다양한 생활 경험들이 오히려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올라가면서 점점 축소되고, 위축되어져 한두가지 외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은 어떠한가? 많은 책들이 밖으로 나가라, 경험하라, 욕심을 버리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으라, 꿈을 버리지 말라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난 넓은 강에는 살아본적 조차 없는 우물안의 개구리 모양, 세상에 대한 관심도 닫고, 보기도 거부하고 조각만한 하늘만이 전부인 안전그물안에서 살고 있다. 안전함과 획일화만 추구하는 삶, 초등학교때 갖었던 그 많은 꿈과 가능성을 잊어버리고 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오늘은 이 책을 통해 잠시만이라도 그시절로 돌아가본다.  초등학교때 나는?

 

 

2011년 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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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즈의 약속 - 이태석 신부 이야기 담쟁이 문고
이병승 지음, 한수임 그림 / 실천문학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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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수단의 슈바이쳐, 이태석 신부님과 수단의 아픔으로 대변되는 아이 마뉴의 이야기다. 작가는 사실을 바탕하여 각색한 창작동화라고 말하고 있다. 동화같은 이야기, 인어공주나, 피터팬같은 이야기, 이태석신부님의 이야기는 동화같은 이야기다. 많은 정보매체를 통해 이태석 신부님의 이야기가 알려져 왔지만, 동화가 주는 정화라는 특성처럼 이태석 신부님의 이야기를 접할때마다 마음이 정화되어 눈물을 쏟게 된다.

 

수단은 종교문제로 인해 북수단과 남수단으로 나뉘어지게 되고 남수단이 석유매장지역으로 알려지면서 내전이 다시 시작되어 남수단은 무조건 한집에 한명씩 군대로 끌고들어가게 된다. 종교문제와 석유에 둘러싼 정치적 욕심에 의해 수단의 아이들은 희생되고, 희생물의 대표적인 아이로 가슴에 불을 이고, 가난하고, 고통받고, 배신당하고, 마음에는 복수만이 남아있는 헐벗은 아이 마뉴가 등장한다. 그리고 이태석 신부님의 이해와 사랑으로 마뉴가 변화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마뉴의 이야기이다. 마뉴의 시선으로 수단을 보고, 이태석 신부를 보고, 마뉴의 마음을 그리고 있다. 처음 이태석 신부님을 마뉴가 보았을때는, 아킬에 의해 총을 맞아 이태석신부님의 병실을 찾으면서 부터이다. 온통 상처입은 마음으로 본 이태석 신부님은 다른 사람이었다. 잘 웃고, 화내지 않고 자신과는 달리 원망도 미움도 없는 타인, 마뉴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신과 너무 다른 행복한 신부에 대한 거부감이 느껴졌을 것이다. 그런 거부감은 약을 땅에 묻게 만들고, 이태석신부님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겐 구제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아이였다. 그러나 결국 마뉴는 땅에 파묻은 약을 꺼내오게 되고 이태석신부님은 마뉴의 마음에 아직 사랑이 있음을 마뉴가 느끼도록 해준다.

 

병든 마음의 마뉴는 마족이 돌을 던지고 어린 얀센이 벌레를 죽이는 모습에서 동질감을 느낀다. 지나온 어두움의 세월에 대한 익숙해짐에서 오는 동질감이었을것이다. 사실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수 없는 어둠속에서 결국은 그 어둠이 되고 마는 사례가 얼마나 많은가? 마뉴가 이태석 신부를 만나지 않았다면 마뉴 역시 제2의 아킬이 될 충분한 가능성이 있었다.  톤즈의 마을에서 만난 수단의 아이들은 치유의 과정을 거쳐 행복의 단계로 접어들어 가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음악, 이태석신부가 만든 브라스밴드의 음악을 통해 그네들의 상처는 울림과 함께 소리와 함께 빠르게 치유되고 있었다. 바보야 역시 그런 아이였다. 이태석 신부님의 모습과 음악을 통해 자신이 해야 할일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아이, 결국 바보야는 한국으로 유학오게 된다. 그는 수단으로 돌아가 이태석신부님의 마음을 다시금 전할 수단의 미래이다.

 

한달간의 한국여행을 약속한 이태석신부님이 트럭이 수렁에 빠져 타이어가 펑크가 나 일주일 늦어졌을때, 마뉴는 총을 훔쳐 공동체를 떠나려고 했었다. 트럭의 불빛을 보고 다시 돌아온 공동체에서 실수로 총이 발사되고 그총은 얀센의 무릎에 관통하게된다. 이사건은 마뉴의 마음속에 있는 불덩이와 오물을 토해내도록 한다. 이태석 신부님은 마뉴가 겪은 일들을 마뉴의 입을 통해 듣게 된다. "신부님은 총이 안무섭다고 하셨죠? 난 무서워요. 그리고 사람도 무서워요... 언젠간 꼭 배신을 하니까요. 난 무서운게 정말 많아요. 아킬도 무섭고... 내가 무슨짓을 할지 모르니깐 나도 무서워요.." 라는 서두로 시작된 마뉴의 이야기에, 이태석신부는 "내가 대신 사죄하마, 이토록 어린 네게 전쟁의 고통을 겪게 한죄... 네 어머니를 고통스럽게 돌아가시게 한죄.. 약속을 지키지 않은죄.. 네 영혼을 망가뜨린 죄.. 이모든 죄를 내가 대신 사죄하마.. 용서해다오. 마뉴! " 라며 마뉴를 진심으로 끌어안는다.

 

이 사건 이후 마뉴는 이태석 신부를 닮아간다.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하는것, 마음이 가라는 곳으로 묵묵히 걸어가는 것. 그것은 이태석 신부님의 길이었고, 병든마음을 치유한 마뉴의 길이었다. 마뉴는 브라스 밴드에서 북을 치게 되고, 룸벡에서 추기경과 대통령의 앞에서 연주를 하게 된다. 그곳에서 아킬과의 재회가 이루어진다. 마뉴는 공동체를 위해 아킬을 따라 나설수 밖에 없었다. 신부님의 운동화와 "내가 진짜로 걸어가야 할 내 길을 알게 되면 그때 신을거에요."라는 말고함께..  일년후 아킬이 전쟁에서 죽게 된후 마뉴는 탈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몇년후 이태석 신부님은 한국에 돌아왔다가 대장암 말기 선고를 받는다. 신부님은 온힘을 다해 항암치료를 받는다. 한국에 있는 의대에서 입학허가를 받게 된 바보야를 만나게 되고, 마뉴의 소식을 듣지 못한채 눈을 감는다.

 

해가 바뀌어 마뉴는 톤즈 마을에서 슈크란 바바를 연주하는 브라스밴드의 모습을 지켜본다. 새하얀 운동화를 신고...

마뉴의 영혼은 치유되었고 마뉴는 마음이 시키는 곳을 향해 이태석신부님과 함께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  가장 상처가 많은 곳에서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간 이태석신부님의 삶속에서 무엇을 느끼고 있는가? 이 책은 물질주의의 현시대에서 무엇이 영혼을 맑게 해줄 것인지를 마뉴와 이태석신부님의 관계속에서 알려주고 있으며, 자신의 길을 알고 그 길에 진심으로 최선을 다 하기를 바라는 메세지를 주고 있다.

 

이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이런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요, 기쁨입니다

 

2011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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