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즈의 약속 - 이태석 신부 이야기 담쟁이 문고
이병승 지음, 한수임 그림 / 실천문학사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수단의 슈바이쳐, 이태석 신부님과 수단의 아픔으로 대변되는 아이 마뉴의 이야기다. 작가는 사실을 바탕하여 각색한 창작동화라고 말하고 있다. 동화같은 이야기, 인어공주나, 피터팬같은 이야기, 이태석신부님의 이야기는 동화같은 이야기다. 많은 정보매체를 통해 이태석 신부님의 이야기가 알려져 왔지만, 동화가 주는 정화라는 특성처럼 이태석 신부님의 이야기를 접할때마다 마음이 정화되어 눈물을 쏟게 된다.

 

수단은 종교문제로 인해 북수단과 남수단으로 나뉘어지게 되고 남수단이 석유매장지역으로 알려지면서 내전이 다시 시작되어 남수단은 무조건 한집에 한명씩 군대로 끌고들어가게 된다. 종교문제와 석유에 둘러싼 정치적 욕심에 의해 수단의 아이들은 희생되고, 희생물의 대표적인 아이로 가슴에 불을 이고, 가난하고, 고통받고, 배신당하고, 마음에는 복수만이 남아있는 헐벗은 아이 마뉴가 등장한다. 그리고 이태석 신부님의 이해와 사랑으로 마뉴가 변화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마뉴의 이야기이다. 마뉴의 시선으로 수단을 보고, 이태석 신부를 보고, 마뉴의 마음을 그리고 있다. 처음 이태석 신부님을 마뉴가 보았을때는, 아킬에 의해 총을 맞아 이태석신부님의 병실을 찾으면서 부터이다. 온통 상처입은 마음으로 본 이태석 신부님은 다른 사람이었다. 잘 웃고, 화내지 않고 자신과는 달리 원망도 미움도 없는 타인, 마뉴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신과 너무 다른 행복한 신부에 대한 거부감이 느껴졌을 것이다. 그런 거부감은 약을 땅에 묻게 만들고, 이태석신부님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겐 구제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아이였다. 그러나 결국 마뉴는 땅에 파묻은 약을 꺼내오게 되고 이태석신부님은 마뉴의 마음에 아직 사랑이 있음을 마뉴가 느끼도록 해준다.

 

병든 마음의 마뉴는 마족이 돌을 던지고 어린 얀센이 벌레를 죽이는 모습에서 동질감을 느낀다. 지나온 어두움의 세월에 대한 익숙해짐에서 오는 동질감이었을것이다. 사실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수 없는 어둠속에서 결국은 그 어둠이 되고 마는 사례가 얼마나 많은가? 마뉴가 이태석 신부를 만나지 않았다면 마뉴 역시 제2의 아킬이 될 충분한 가능성이 있었다.  톤즈의 마을에서 만난 수단의 아이들은 치유의 과정을 거쳐 행복의 단계로 접어들어 가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음악, 이태석신부가 만든 브라스밴드의 음악을 통해 그네들의 상처는 울림과 함께 소리와 함께 빠르게 치유되고 있었다. 바보야 역시 그런 아이였다. 이태석 신부님의 모습과 음악을 통해 자신이 해야 할일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아이, 결국 바보야는 한국으로 유학오게 된다. 그는 수단으로 돌아가 이태석신부님의 마음을 다시금 전할 수단의 미래이다.

 

한달간의 한국여행을 약속한 이태석신부님이 트럭이 수렁에 빠져 타이어가 펑크가 나 일주일 늦어졌을때, 마뉴는 총을 훔쳐 공동체를 떠나려고 했었다. 트럭의 불빛을 보고 다시 돌아온 공동체에서 실수로 총이 발사되고 그총은 얀센의 무릎에 관통하게된다. 이사건은 마뉴의 마음속에 있는 불덩이와 오물을 토해내도록 한다. 이태석 신부님은 마뉴가 겪은 일들을 마뉴의 입을 통해 듣게 된다. "신부님은 총이 안무섭다고 하셨죠? 난 무서워요. 그리고 사람도 무서워요... 언젠간 꼭 배신을 하니까요. 난 무서운게 정말 많아요. 아킬도 무섭고... 내가 무슨짓을 할지 모르니깐 나도 무서워요.." 라는 서두로 시작된 마뉴의 이야기에, 이태석신부는 "내가 대신 사죄하마, 이토록 어린 네게 전쟁의 고통을 겪게 한죄... 네 어머니를 고통스럽게 돌아가시게 한죄.. 약속을 지키지 않은죄.. 네 영혼을 망가뜨린 죄.. 이모든 죄를 내가 대신 사죄하마.. 용서해다오. 마뉴! " 라며 마뉴를 진심으로 끌어안는다.

 

이 사건 이후 마뉴는 이태석 신부를 닮아간다.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하는것, 마음이 가라는 곳으로 묵묵히 걸어가는 것. 그것은 이태석 신부님의 길이었고, 병든마음을 치유한 마뉴의 길이었다. 마뉴는 브라스 밴드에서 북을 치게 되고, 룸벡에서 추기경과 대통령의 앞에서 연주를 하게 된다. 그곳에서 아킬과의 재회가 이루어진다. 마뉴는 공동체를 위해 아킬을 따라 나설수 밖에 없었다. 신부님의 운동화와 "내가 진짜로 걸어가야 할 내 길을 알게 되면 그때 신을거에요."라는 말고함께..  일년후 아킬이 전쟁에서 죽게 된후 마뉴는 탈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몇년후 이태석 신부님은 한국에 돌아왔다가 대장암 말기 선고를 받는다. 신부님은 온힘을 다해 항암치료를 받는다. 한국에 있는 의대에서 입학허가를 받게 된 바보야를 만나게 되고, 마뉴의 소식을 듣지 못한채 눈을 감는다.

 

해가 바뀌어 마뉴는 톤즈 마을에서 슈크란 바바를 연주하는 브라스밴드의 모습을 지켜본다. 새하얀 운동화를 신고...

마뉴의 영혼은 치유되었고 마뉴는 마음이 시키는 곳을 향해 이태석신부님과 함께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  가장 상처가 많은 곳에서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간 이태석신부님의 삶속에서 무엇을 느끼고 있는가? 이 책은 물질주의의 현시대에서 무엇이 영혼을 맑게 해줄 것인지를 마뉴와 이태석신부님의 관계속에서 알려주고 있으며, 자신의 길을 알고 그 길에 진심으로 최선을 다 하기를 바라는 메세지를 주고 있다.

 

이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이런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요, 기쁨입니다

 

2011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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