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생활 - 초딩들의 딩가딩가 그냥그냥 생활
엠끼당 지음 / 밝은미래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책 겉표지에 광고된 문구, 내안에 초딩본능을 일깨우는 리얼공감 버라이어티 생활밀착형 에피소드,  딱 그만큼이었다. 사실 내게 초등학생 아이가 있는것도 아니고 초등학교라는 이름이 아닌 국민학교를 다닌 세대라 초등학교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단지, 이책을 선택할때는 그저 초딩의 마음으로 보는 세상과 사람과의 관계를 살펴봄으로 해서, 순수함, 정화된 마음을 갖고자 해서 선택했었다. gap, 갭은 있었다. 처음 몇개의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이게 모야~ 하곤 접어두었는데, 이제 고1인 아들이 이게 모야? 하고 훑어보더니 혼자서 낄낄거리며, 엄마 똑같아, 나도 이런적있어, 하며 유쾌하게 웃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도 다시 집어들었다. 그래? 너도 그랬어? 하면서 말이다.

 

내가 몰랐던 내 아이의 초딩생활을 이책을 통해서 본다. 그리고는 몇 몇 에피소드에서 나 역시 낄낄거리며 웃었다. 그리곤 댓글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아 이 댓글은 국민학교시절을 보낸 사람이 쓴것이겠군 하는 나름의 상상력을 펼치면서 말이다.  우연치 않게 틀어논 TV에서 이책의 저자 김모빈양이 나왔다. 얼마나 반가운지, 약간 노랗게 물들이고 개성있게 자른 머리, 마른체구의 모빈양은 16살의 미술을 전공한 엄마와 함께 초등학교만 졸업하곤 엄마와 함께 작품활동을 하는 어린 작가였다. 16살의 모빈과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지원해준 그녀의 어머니의 용기있는 선택에 박수를 보냈고, 하루종일 그림을 그리는 그녀의 생활을 보면서 다시금 책을 보았을땐 어쩌면 그녀가 갖은 학교생활의 소중한 경험을 오랫동안 잊지 않고자 하는 마음을 함께 읽었다. 몇몇 에피소드는 모빈양의 초등학교 일기장을 그대로 옮긴듯한 느낌을 받았다.

 

초등학생이 갖을 수 있는 여러가지 에피소드, 급식때 먹기 싫은 음식이 나왔을때 대처하는 법, 친구와 절교하고 그다음날 절교를 푸는 법, 지우개똥을 모으던 추억, 때하나도 놀이감이 될수 있는 시기, 사탕을 좋아하는 시기이고, 초등학생이어서 언니 또는 오빠, 누나, 또는 부모님에게 조금은 무시당하기도 하고, 누가 더 잘했나 내기도 하고, 상대방 말을 따라하는 놀이가 재미있는 때의 이야기이다.  유치한 전달 놀이, 반사놀이가 재미있는 시기, 정립되지 않은 틀린 지식으로 잘난척해도 먹혔던 시기, 피가 무서운 시기, 광고도 초딩식으로 생각하여 이상하게 해석하기도 하고, 귀신이 무서운 시기, 억지로 꽤어 맞춰서라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생각하는 시기이며 방학숙제를 안해도 하루전까지는 걱정하면서도 태평할수 있고, 그래도 친구들에게는 멋지게 보이고 싶은 때, 이런 시기를 작게라도 누구나 겪었을것이고 그래서 이 책에 공감할수 있지 않나 생각이든다. 어쩜 난 몇몇부분에서 아직 초딩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슬쩍 웃는다.

 

10개의 주제에 대한 모빈양 아니 초딩의 생각들이다.

 

친구랑 사이좋게 잘지내, 장난치는것도 잘 받아주고 있어. 속은게 아니야.

재가 나한테 한 만큼 나도 똑같이 해줘야 한다고, 때론 말려들기도 하는데 일부러 그렇게 해 준거야. 왜냐하면 난 대인배이거든.

아주 사소해 보이는 것들도 그냥 넘어가면 안되지, 정말 중요하니깐 목숨걸고 싸워야해, 뭐 내가 이길것이 분명하긴 하지만.

불편한 일이 있으면 내 완벽하게 똑똑한 머리로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해 낸단다. 완벽해.

실수했을때는 아무도 눈치 못채게 침착하게 신속하게! 재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어.

끈기가 굉장하지. 난 오랜 시간 공 들여야 하는 일도 결국에는 해낼 거라고 내가 못하는 건 없네

주변을 신경쓰지 않고 하나에 집중도 잘해. 열심히 하는 모습 멋지지 않니?

긴장되는 순간이 올 때에도 당황하는 일이 없지. 엄청난 순발력으로 헤쳐 나가면 되니깐. 아무래도 천잰가봐!

고독을 즐길 줄 아는 도도함도 있어. 전혀 심심해하거나 외로워하지 않는다고.

누구나 깜짝놀랄 만한 굉장히 멋진 생각들을 한단다. 이대로라면 세계 최고 뭐가 될 것 같은데 나 정말 똑똑한 듯!

 

긍정적인 마인드와 넓은 가능성이 보이는 생각들이다. 무엇이든 될수 있는 시기인 초등학생의 다양한 생활 경험들이 오히려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올라가면서 점점 축소되고, 위축되어져 한두가지 외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은 어떠한가? 많은 책들이 밖으로 나가라, 경험하라, 욕심을 버리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으라, 꿈을 버리지 말라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난 넓은 강에는 살아본적 조차 없는 우물안의 개구리 모양, 세상에 대한 관심도 닫고, 보기도 거부하고 조각만한 하늘만이 전부인 안전그물안에서 살고 있다. 안전함과 획일화만 추구하는 삶, 초등학교때 갖었던 그 많은 꿈과 가능성을 잊어버리고 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오늘은 이 책을 통해 잠시만이라도 그시절로 돌아가본다.  초등학교때 나는?

 

 

2011년 8월 31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