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VS 옴진리교 - 일본 현대사의 전환점에 관한 기묘한 이야기
네티즌 나인 지음 / 박하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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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3월 20일 복잡한 출근길이었던 도쿄 지하철에서 살포되었던 '사린가스 살포 사건'으로 13명이 사망하고 63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충격적인 이 사건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대대적인 보도가 나올정도로 엄청난 이슈를 몰고왔었던 사건이었는데 당시 중학생이었던 나도 연일 보도되는 뉴스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한 테러라는 것에서 모두를 경악하게 했던 이 사건의 주동자로 지목된 자가 심상치 않았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또 한번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는데 당시 어수선한 사회적 분위기를 뒷받침하듯 신흥종교의 등장과 지구종말론이 팽배해있던 시절에 종교내에서 행해지는 행위가 아닌 밖으로 표출된 행위라는 점에서 국민들이 받았던 충격은 연일 이어지던 뉴스만큼이나 대단한 것이었다.

버블 경제가 전성기를 이루었던 1980년대 옴진리교 교주로 일컬어진 '마쓰모토 치즈오'는 결혼하여 4녀 2남이라는 자녀를 둔 가장이었다. 대입을 목표로 수도권으로 상경했지만 그것을 포기하고 침구사와 약국 개설 허가를 받아 의약품 판매업으로 생계를 이어갔는데 종교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상해와 약사법 위반으로 두번의 벌금형을 받았던 전력이 있다. 이후 그의 관심은 종교로 옮겨지게되는데 그 종교적인 관심이라는게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종교가 아닌 오컬트와 관련된 것이었으니 그 시대에 붐을 일으켰던 초자연적이거나 불가사의한 현상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부동산과 주식이 거품을물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그 때 물질적인 풍요로움과 향락을 누릴 수 있었던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오컬트 붐이라는 문화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마쓰모토 치즈오'도 '요가 교실'이라는 이름을 붙인 '초능력 수련소'라는 집단을 형성하게 되고 거기에 빠지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집단의 명칭은 '옴진리교'로, 자신은 교주로 군림하게 된다. 공중부양을 한다고 잡지에 실린 유명한 사진은 뉴스에서 보도되던 그때도 참 말도 안된다는 생각을 품게 했던 사진이었지만 그것에 빠져들어 믿음을 갈구했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뭐라고 단언해서 말하기가 아직도 참 껄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 종교의 신들에 대해 우호적인 생각을 가질 수 없는 것이 원인이 되어 무신론자로 살고 있는 나이지만 나만의 잣대로 종교와 사이비종교, 이단이라는 선을 그어 그들에 대해 편향적이고도 강경한 발언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의미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전에는 그런 종교에 맹목적으로 빠져드는 사람 자체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빠져들게 된 나름대로의 이유들이 있음직하다는 것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밖으로 표출되었다는 것엔 이해한다는 아량을 베풀 수는 없을 것 같다.

<일본 VS 옴진리교>는 사린가스 살포사건으로 유명한 이 사건의 주범자들이 대부분 사형에 처해졌지만 아직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채 감옥에 있다는 이야기와 그들이 살인을 정당화하며 세기말 풍경을 조장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그들의 재판과정에서 2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일본 국민들이 느끼는 분노와 국민 80% 이상이 사형 존속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 다시금 되풀이되지 말아야할 사건이 되기 위해 국민들의 확고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다.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일본 국민들의 모습은 내가 알고 있었던 일본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오긴하였지만 평소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된다는 강한 인식을 가진 일본인들의 성향이 있기에 사형존속에 대한 강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자국의 문제는 역시 역사 인식 문제와는 완전히 다른 이해도를 낫는다는 생각이 글을 읽으면서 들었는데 누군가는 주제에 전혀 어긋난 이야기라 할수도 있겠지만 초반에 사형제도를 비롯해 이어지는 글을 보며 자국의 테러에서는 강한 모습을 보이며 이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실을 규명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는 일본인들이 왜 역사문제에 있어서는 반대의 모습을 보인는 건가 새삼 의구심으로 다가오긴 하였다. 어쨌든 큰 사건임에도 흐지부지 넘어가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으로 오랫동안 그것을 재판하는 모습이 인상 깊게 다가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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