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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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움 / 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 / 이정서


85학번이 주는 시대적 배경과
어릴적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영수란 이름의
<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

제목에서 보여주듯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예상할 수 있었기에 
읽기 전부터 가슴 한켠이 묵직해져왔다.
그동안 80년대 이야기를 담고 있었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끝도없는 무거움과 고통이 수반되었던지라
제목만 접하고도 어느정도 나름대로의 각오가 필요했던 소설이었다.

<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땐 제목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는
시대적 암울감에만 생각이 맞춰졌었는데
그럼에도 흔한듯하면서도 특이하게 다가왔던 제목이
책을 덮는 순간엔 정말 절묘한 제목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하디 흔했던 영수란 이름만큼
격동의 시기에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갔던
수 많은 모습들을 글 속에서 만날 수 있었다.

민주주의란 이름으로
세상을 바꿔보고자 끝까지 노력했던 이들과
중간에 포기해 버린 이들과
그런 세상에 그저 순응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각자 다른 모습과 생각으로 비춰지고는 있지만
세상에 순응하며 눈감았다고해서 덜 괴로웠던 것은 아니며
민주주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하여
정의롭다고도 할 수 없는,
결코 개인이 행복할 수 없어 어쩌면 모두가 패배한 듯한
이상하고도 허탈한 현실에 맞닥드리게 된다.

<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를 읽는 내내
소름 돋도록 무서운 현실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게끔 만드는 분위기가
영화 <박하사탕>을 보는 것처럼 느껴져
끝도 없이 밀려드는 상실감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던 것 같다.
인간의 생이 어찌 저토록 타인에 의해 무력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
분노와 허탈감, 그것을 넘어 결국엔 주인공이 품었던 무기력증으로
꽤 오랫동안 그것들에 배인 채 힘겨워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그만큼의 허탈감을 느끼면서
무덤덤한 필력이 주는 여파 또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윤이 궁금해하던
하치우의 현재 모습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더욱 허탈했으며

김영수의 자의인지 타의인지 알 수 없는 부재는
인간의 삶이 얼마나 허무한지에 대한 일갈로 밖에 비춰지지 않아
충격스럽기까지 했다.

80년대를 담은 소설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우리가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 정의가
너무 애매모호해진다는 것에 있는 것 같다.
인간 개인의 삶을 정의와 함께 버무리면
왜 이렇게 애매모호해지고 혼란스러워지는것일까.
조금은 다른 결말을 바랬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시대를
반영하듯 비켜가지 않고 삶 속에 악착같이 붙어있는
연결고리에서 언제쯤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그래도 대한민국에 아직도
살아있는 것이 있다며 일갈하는 한마디 대사에서
그저 헛웃음이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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