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터 미드나잇 스릴러
로저먼드 럽튼 지음, 윤태이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내게는 언니가 필요해. 지금 당장, 이 순간. 제발, 비.'

뉴욕에서 이제 막 임직원으로 승진한 '아라벨라 비어트리스 헤밍'
약혼자 토드와 함께 임직원 축하 기념 여행을 다녀온 비어트리스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동생의 실종을 알리는 전화였다.
여동생 테스의 실종 전화를 받고 영국으로 향한 비어트리스는
동생이 살았던 집을 보고 슬픔과 미안함을 느끼게 된다.
이제 막 21살이 된 비어트리스의 동생 테스는
미술을 전공하고 있었지만 지도교사와의 불륜으로
산달을 얼마 앞둔 임산부였으며 지도교수와의 일로 인해
학교를 휴학하고 있는 상태였다.
자신의 뉴욕 집과는 대조적으로 동생 테스의 집은 어둡고 지저분했으며
유리창은 깨어있어 찬바람조차 제대로 막아주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이어서
언니 비어트리스는 복잡한 심경을 겪게 된다.
동생의 실종으로 집 앞은 기자들로 북적대고
비어트리스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파헤쳐 나가기 시작한다.
실종을 담당했던 경찰관을 만나고 동생의 동선을
살펴보던 어느 날 공원 한 구석에 자리한 더럽고 추운 
공용화장실에서 테스의 시체가 발견되고
죽기 이틀 전에 아이를 사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이를 임신시킨 지도교수에게 경제적인 아무런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협박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테스는 꿋꿋하게
아이를 낳을날만을 기다렸지만 불행히도 그 아이에게는
'낭포성 섬유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었고
'낭포성 섬유증'을 호전시키기 위한 유전자 실험에 참여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아이는 낭포성 섬유증이 아닌
폐에 문제로 인해 사망하게 되고
그것을 견디기 힘들었던 테스는 PCP라는 마약 성분과
산후정신병으로 인해 자살했다는 경찰의 공식 통보를 받게 되지만
비어트리스는 자신의 동생이 절대 자살을 할 아이가 아니라며
동생의 타살에 대해 하나하나 의심해나가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동생을 임신시킨 지도교수가 동생이 들려줬던 이야기와 달리
젊은데다 임신까지 한 아내와 어린 딸,
너무도 좋은 집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동생의 주위를 돌며 스토커처럼 사진을 찍어대는
하원의원의 아들 사이먼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모두 다 테스가 자살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가운데
비어트리스만 동생이 자살 했을리 없다며
모든 상황, 심지어 비어트리스의 눈에 보이는 모든 사람들을
테스의 죽음과 연관지어 의심하게 되는 모습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너무나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된다.

이야기는 비어트리스가 동생 테스에게 이야기하듯 흘러가며
모든 정황상 자살로 결론지어진 상황에서 이제 막 임직원으로 승진한
자신의 직장도, 두달후면 결혼할 약혼자도,
뉴욕의 멋진 집까지도 포기하며 테스의 낡고 허름한 집에 남아
동생을 살해한 사람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언니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500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 모두가 그런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범죄소설이긴하지만 긴박감은 좀 덜하다.
외려 긴박감이 크지 않은 대신 모든 부분을 언니 비어트리스의 눈에서
판단하고 의심하며 하나하나 곱씹어가는 과정에서
혹시 비어트리스가 정신착란을 일이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수시로 의심하게 되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글의 전개가 비슷하게 계속 이어지기에
묘하면서도 멍한 감정이 거의 마지막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사실 마지막에 가서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전개를 만나게 된다.

가족을 잃은 여느 영미 범죄소설처럼 익숙한 구성으로 다가오지만
뭔가 그런류의 소설과는 다른 전말이 기다리고 있는 <시스터>
임팩트가 강한 소설은 아니지만 언니의 지독한 미안함과 사랑을
고백처럼 들을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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