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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미소
줄리앙 아란다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12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103/pimg_7355521371810456.jpg)
최근 달이 차오르는 것을 환생에 비유한 소설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달빛 미소>는 인간의 생을 달에 비유하고 있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됐던 작품이다.
사실 프랑스 작품은 많이 접하진 않았지만 접했던 작품마다 이질적인 모습으로 다가와 이해하는데 힘들 때가 많았는데 이번 작품은 그런 프랑스 특유의 느낌을 많이 덜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봉건적이며 보수적인 옛날의 아버지가 그랬듯 폴 베르튄의 아버지는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들을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폴 베르튄은 자라면서 항상 그런 생각을 가지고 위축된 채로 자라났다. 아버지와의 따뜻한 추억이랄 것도 없는 삶 속에서 베르튄은 가정을 일구며 자신의 딸에게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중압감을 안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 베르튄이 품었던 아버지의 기억과 달리 자신을 사랑했지만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던 아버지의 사랑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오랫동안 품어왔던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원망에 허탈해진다.
부모가 되어봐야 나를 키웠던 부모의 마음을 알 수 있다라고 어른들은 이야기하곤 한다. 괜한 말이 아니라는건 내가 부모가 되어 자식을 키우는 과정에서 뼈저리게 느끼곤 한다. 표현하는 것에 멋적고 표현을 해야만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무뚝뚝한 아버지들의 표현법은 그들의 생각과 달리 자식에게는 상처가 되어 오랫동안 남을 수 있다. 본인들이 그래왔던 것을 충분히 느끼지 못한 채 본인들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열심히 가정을 먹여살리고 말로하는 표현보다 묵묵하게 굶기지 않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버지들의 또다른 사랑방식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자식들은 많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그런면이 많아 주인공이 느끼고 생각했던 면들이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베르튄의 일생을 통해 자신이 위축됐었던 아버지의 기억과는 달리 그는 누구보다 강하고 용감하다는 것을 그의 생을 통해 엿볼 수 있다. 폴 베르튄의 일생을 통해 남자들이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던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