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 생각 - 아이디어 소설
이헌영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아이디어 소설 <한 생각>
책 표지를 넘기며 제일 처음 나오는 지은이의 소개도 독특했는데 책 속의 내용 또한 독특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대한민국에 산재해 있는 경제양극화 문제, 내수불황 문제, 자살 문제, 교육불평등 문제, 저출산 문제, 나랏 빚 문제, 국민연금 고갈문제, 계층 간 갈등 문제, 고령화문제, 남북통일 비용 문제까지 골머리가 터질듯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한없는 고민을 이어가는 국회의원 정관영, 머리는 좋았지만 가난과 아버지의 죽음으로 중학교를 중퇴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던 그는 어머니가 하는 만두가게를 돕다가 만두 기계에 대해 알게 되고 만두 기계를 만들었던 사장님 밑으로 들어가 기계 다루는 법등을 연구해 자동으로 만두를 빚는 기계를 만들기에 이른다. 몇년 여의 시간을 연구한 끝에 만두 기계는 대박이 나고 전국에 만두 가게가 성업하게 되면서 큰 돈을 벌게 되는데 그가 유명세를 탄 것은 돈에만 집착하는 악랄함이 아니라 서로 돕고 살며 먼 훗날까지 내다볼 수 있는 대범함에 있었다. 그렇게 평탄대로의 길을 걷던 정관영은 여동생이 입점해있던 백화점의 수수료 횡포를 알게 되고 그 후 몇년동안 의류업체에 관해 조사를 하면서 백화점의 부조리함과 횡포에 맞서 전국 곳곳에 5층 백화점을 내고 입점한 업체들에게는 낮은 수수료를 받는 대신 봉제업체에서 일하는 의류업체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주는 조건을 달아 시작하게 되는데 이 또한 대박을 터트리며 의류 판매자는 물론 최전선에서 의류를 만드는 직원들까지 웃음지으며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점점 매스컴에 이름을 날리게 된다.
그와 반대로 충청도에서 태어나 서울로 이사한 후 명문대를 나오고 변호사가 된 후 미국 유학에 올라 미국에서 변호사를 하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 국회의원 길로 들어선 허장훈은 청렴결백을 내세우며 술도 밖에서는 마시지 않고 의원들이나 타인들과 어울리며 구설수에 오르는 일에도 휘말리지 않도록 처신을 하는 등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국회의원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무소속 의원 정관영으로부터 비밀 편지를 받게 되고 비밀 편지를 본 허장훈은 충격을 받게 된다. 비밀 편지 내용에는 이 나라의 부조리함을 뜯어고쳐보자는 [한 생각1]과 [한 생각2]의 내용이 구구절절하게 담겨 있었고 빈곤층은 없고 부유층과 중산층만 있는 나라가 되기 위해 허장훈의 대선을 밀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허장훈 본인보다 지지율이 더 높은 정관영이지만 그런 아이디어를 자기는 이룰 수 없어 허장훈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면서 표차를 밀어주겠다는 내용도 솔깃하게 들렸지만 무엇보다 빈곤층을 없애는 방법을 시도하면 한국에 널려있는 경제양극화는 물론 자살율, 계층 간 갈등 문제등이 저절로 해소된다는 이야기가 더 크게 다가와 허장훈은 정관영을 만나 앞으로 어떻게 아이디어를 실행해 나갈 것인지 실행해간다.
정관영이 바라는 유토피아적 국가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지나치게 이상적이기만 한 나라의 모습으로 비춰지지만 사실 나라가 혼란스러울 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상적인 국가를 꿈꾸며 살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 나라냐?고 울분섞인 한숨을 토해내면서도 한켠으론 꿈이라도 좋으니 이런 이상적인 나라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까, 춘추전국 시대 요순임금 때는 태평성대였다고하는데 어떤 이는 현시점이 전쟁도 없어 종전에 다시 없는 평화로운 시대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전쟁과는 별개로 치열한 신자유주의 체계로 인해 사람 사이가 단절되고 경쟁구도로 밀리면서 인간스러움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평화스럽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한 생각>을 읽으면서 국민으로서 그런 나라가 있다면, 정관영이 그렇게도 꿈꾸었던 나라가 존재한다면 과연 어떠할까... 단점은 하나고 장점이 수두룩한 [한 생각]이 현재에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약간의 회의가 느껴지긴했지만 글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그런 이상을 바라기도 됐다. 어쨌건 대통령중심제 또한 말이 많아 헌법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는 지금 상생의 길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