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어리석은 판단을 멈추지 않는다 - 의도된 선택인가, 어리석은 판단인가! 선택이 만들어낸 어리석음의 역사
제임스 F. 웰스 지음, 박수철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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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역사를 되새겨야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어리석음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어리석음의 역사는 인간에게 잘못된 길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주기도 하지만 매 시대마다 되풀이하는 인간의 본성 또한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인간이 수도 없이 반복해 온 어리석음의 역사라는 주제로 인간이 지나온 역사를 통해 이룩했던 수 많은 과업 이면에 존재하는 어리석고 불편함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어리석음'을 '학습에 의한 변질된 학습', 즉 인위적으로 변질된 학습을 말한다고 정의하며 학습을 조정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스키마를 통해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방향을 바꾸지 않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고통을 당하면서도 전극이 흐르지 않는 방향으로 위치를 조정하지 않는 지렁이처럼 말이다.

"서로 견제해야 할 체계들이 서로를 강화시키는 관계에 있을 때 어리석음이 생겨난다."

위 글은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파생됐던 사실적 역사를 바탕으로 했을 때 가장 이해하기 적절한 말이 아닐까 싶다.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가 지난 세기에 겪었던 수 많은 전쟁들이 위 말을 대변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역사가이자 철학자인 후스는 공공연하게 아시아의 '영적 가치'를 경멸하면서 '동양의 지혜'보다 정부와 산업의 재편이 훨씬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전반에 자리잡은 유교성이 과학의 발전을 저해했다는 그의 의견에 반대되는 의견은 좀 생각해볼만하지만 정부와 산업의 재편이 중요한 일이라고 역설했던 후스가 그렇게 경멸해마지 않았던 '영적 가치'가 현재에 이르러 얼마나 인간 본성에 위안을 주고 있는지는 그 시대의 후스는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사실 또한 앞날을 예견하지 못했던 어리석음이라 말 할 수 있을 듯하다.

이렇듯 한가지 사실의 이면에 존재하는 많은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획기적인 문명의 발달이라고 칭송해마지 않던 많은 역사를 객관적이고도 중립적인 사고에서 고찰할 수 있다는 것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역사 인식에 도움이 되는 듯하다. 저자 또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각 역사의 사건을 냉철하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사실 감정적으로 휘두르기 좋아했던 그간의 역사책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문맥이 색다르게 다가왔던 것 같다. 이야기의 주제만큼이나 문맥 또한 쉽게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가 아니었기에 읽는 내내 흥미로움과 고통을 수반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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