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쉬왕의 딸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그 취향대로 늪지대에서 새로운 삶을
만들 수 있다는 환상은 내가 잉태되던 순간 끝난 거라고.
나는 아버지가 입은 갑옷의 틈이었고, 아킬레스건이었다.
아버지는 나를 키우고 나에게 자신의 모습을 새겼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스스로 파멸의 씨앗을 뿌린 셈이 되었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제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를 제어할 수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 어느곳에서도 노출 될 위험이 적은 적막한 오두막,
험난한 산등성이와 늪지대만 존재하며
아버지와 어머니 외엔 사람의 존재를 확인 할 수 없는 곳에서
헬레나는 12년을 살았다.
그의 아버지는 헬레나에게 흔적을 추적하고, 사냥하며
스노우슈즈를 신고 걷거나 수영하는 법,
칼을 날카롭게 가는 법,
토끼 가죽을 벗기는 방법,
셔츠의 단추를 끼우고 신발끈 묶는 방법,
새들과 곤충, 식물과 동물의 이름,
나뭇가지 아래 떠 있는 개구리 알과 언덕 옆 모래 속으로
깊게 들어간 여우 굴 같은 늪의 끝없는 비밀을 가르쳐주었다.
헬레나는 아이었던 시절부터 늪지대에서 살아가는 모든 법을
아버지에게 직접 배우며 그를 사랑하고 존경하며 살아왔다.
때로는 우물에 던져져 추위와 굶주림을 반복하며 벌에 처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헬레나는 아버지를 사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와 폭포수를 찾아 거대한 대자연을 보다가
맞은편에 즐거워보이는 가족을 본 후 헬레나는 고민에 휩쌓이게 된다.
가족이 아이와 장난치며 웃고 즐기는 그들의 모습에
헬레나는 자신의 가족의 모습과 다름에서 오는 충격을 받게 되고
그런 일이 있은 후 우연찮게 길을 잃은 사냥꾼이 오두막에 찾아온 후
헬레나는 그토록 사랑하고 존경하던 아버지에 대해,
그토록 하찮아 보이던 엄마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된다.

그리고 헬레나를 혼동속으로 몰고 갔던 아버지란 존재는
교도소에 수감되었고 사회속으로 내던져진 헬레나는
사람들이 수군대는 '마쉬왕의 딸'이란 오명을 벗고자
숨죽이며 15년을 살아왔다.

그런데 그렇게 잊고 살았던 아버지가 교도소에서
탈출해 나와 내 가족에게 다가오고 있다.
처음 아버지를 교도소에 보냈지만 이번에도 헬레나는
아버지를 잡아 교도소에 보내기 위해
아버지가 헬레나에게 보내는 추격신호를 받아
아버지를 쫓기 시작한다.

안데르센 이야기 '마쉬왕의 딸' 을 통해
두 가지 본성 때문에 힘들어하는 헬레나의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이야기 내내 만나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헬레나는 자기만의 세상에 빠진 아버지의 이야기를
세상의 전부라고 믿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자연의 생활과 정상적이지 않은 가정환경으로 인해
아무런 준비없이 사회에 나왔을 때 많은 혼란을 겪게 된다.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 혼자 간직하고만 싶었던
'마쉬왕의 딸' 헬레나,
자신을 정상적이지 않은 양육방식으로 키웠던 아버지에게서
어린 두 딸과 남편을 지켜내야하는 헬레나의 운명,
지키고 싶기에 꼭 지켜야만하는 가족을 향한
그녀와 아버지의 추격전을 그린 <마쉬왕의 딸>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납치, 감금이란 주제가 주는
고통과 불편함에 나름대로 각오는 하고 있었는데
굉장히 충격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에 촛점이 맞춰지기보다는
천진난만한 아이가 자라며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감정들이 꽤나 사실적이게 다가와서
이야기 속 헬레나와 한몸이 되어 공감하게 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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