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정유경 지음 / 시공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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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이동으로 보는 세계사
<왕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예전이나 지금이나 역사를 이뤄가는 한 축에는 거대한 권력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이 군주주의였든 민주주의였든간에 한 나라를 이끌어가는 중심엔
보이지 않는 수 많은 권력이 존재한다.
권력의 향방은 계획한 대로 순탄하게 진행되거나
의도하지 않은 변수로 인해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거나,
후에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비극의 결말을 안겨주거나의 흐름으로
우리에게 역사적 교훈을 안겨주기도 한다.

중국과 일본 세력이 역사에 등장했던 우리나라와는 달리
광활한 땅덩어리가 붙어있는 유럽의 경우엔 그 지리적 요인으로 인해
왕권을 중심으로 이해적 타산과 명분들이 수 많은 권력으로 재탄생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왕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는 바로
그런 지리적 요인과 각 나라들간의 권력 이동을 보여주는 책이다.

왕권을 강화하고 입지를 굳히기 위해 나라간의 정략 결혼은 필수이며
근친결혼까지 얽힌 유럽의 왕가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핏줄이 얽히고 설켜 땅을 나눠 왕권으로 통치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얕은 생각이 들기도하지만
어쨌거나 권력을 맛보았던 이들이라면,
권력을 오랫동안 유지시켜가고 싶은 이들이라면,
더군다나 왕가의 핏줄을 이어받아 한 나라의 모든 통치권을 가질 수 있는
강력한 왕으로서 나설 명분이 있는 위치라면
어찌 탐나지 않을 수 있을까?

조선 시대 조카의 왕위를 빼앗었던 세조가 있었다면
유럽에는 어린 조카의 왕위를 찬탈하는 삼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시칠리아 왕국에서 콘라딘이 숙부인 프리드리히 2세의
사생아인 만프레디가 왕위를 빼앗았음을 볼 수 있고
영지를 여성에게 상속하는 것을 금지하고, 
여성이나 여성의 후손을 후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살리카 법'으로
인해 자신들의 가문을 이득에 따라 정략 결혼시켜
후에 복잡하게 얽힌 왕위 계승이 문제로 떠올라 왕위 찬탈
싸움이 끊임없이 벌어지게 된다.
이것은 왕가는 물론 분가에도 이득 싸움으로 번져 
수 많은 싸움을 야기시키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식민지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 사건이었던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지원했던 이사벨 여왕이 카스티야의 왕위 계승 전쟁 후
치뤄진 알카소바스 조약으로 포르투갈에게 아프리카 지역의 해상 교역권을
넘기게 되면서 신대륙 개척이라는 양날의 칼과도 같은
또 다른 세계를 열게 됐다는 사실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후에 엄청난 재앙으로 연결된 역사적 사실들이
끊임없이 역사를 이어지게 만든다는 사실은
그것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현재와 이어져있다는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해주었다.

전에 프로이센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기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슐레스비히홀슈타인 공작령에 대해 읽으면서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 어느정도 해소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각 왕가의 자녀들과 가문들이 표로 만들어져 있어
쉽게 볼 수 있었다면 더욱 이해하기 쉬웠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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