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야, 배낭 단디 메라
키만소리 지음 / 첫눈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엄마와 함께 하는 여행
평생을 자식 걱정만 하는 엄마에 대한 효도이자
그에 대한 뿌듯함이 전해져오는 가슴 설레임이 아닐까?
But! 실제로 엄마와 여행을 다녀본 이들이라면 그것이 얼마나 팽팽한
줄다리기의 연속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세워놓은 계획이 바뀌는 것은 다반사며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다고 주저앉는 엄마의 모습에
은근슬쩍 짜증이 나면서도 '우리 엄마도 이제 늙었구나'란 현실을
마주보게 되는 가슴 짠함은 기본이고
오랜만에 여행에서 현지 음식이라도 먹을라치면
엄한데 돈쓴다며 숙소를 잡아끌기 일쑤며
그것이 여의치 않아 식당에 들어가면 음식 투정을 일삼는 일이
태반인 엄마와의 여행.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며 오롯이 내가 잘나 잘컸다는 오만한 생각으로
무의식 중에 엄마를 무시하곤 했었다.
그러다 결혼을 하게 되고 아이를 낳아 키우고 나이가 먹어가니
엄마란 자리가 어떤 것인지, 왜 엄마가 그때 나에게 그렇게 했던 것인지,
평생을 가슴속에 담아왔던 상처가 알고보니 당시 엄마의 최선이었다는 것을,
말다툼이라도 할라치면 엄마가 쏟아내는 '다 너를 위해서였어' 라는 말에
그게 왜 나를 위한거였나며 변명일 뿐이라고 바락바락 대들던 내가
그게 정말 나를 위한 엄마의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아가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조금씩 철이 들며 태어나 처음으로 함께했던 엄마와의 여행.
그동안 엄마 생각 덜하고 맛있는건 내가 다 먹어왔고
철저하게 이기적이게 살았던 나를 뒤돌아보며
조금이라도 엄마에게 효도하고 싶은 마음에 왠지 뿌듯하기까지 했던
첫 여행.
그랬었다. 정말 왠지 모를 뿌듯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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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여행하며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나마 여행 기분을 잡치고 싶지 않아 평소보다 고분고분 굴었지만
쌓이고 쌓였던 감정이 터져 불만이 되어나왔던 적도 있었고
어렵게 새운 계획이 다 어그러져 화딱지가 나면서도
걷는 것조차 힘들어하던 엄마 모습이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었다.
그래도 다녀오고 나니 또 엄마랑 여행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똑같이 티격태격하겠지만 예전엔 멋있는 곳을 보면
남편과 아이와 가거나 혼자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반면
엄마와의 여행 이후에는 그런 멋진 곳을 보면 자연스럽게 엄마가 떠오르곤한다.
아마 엄마와 함께 여행했던 경험이 있었다면
<엄마야, 배낭 단디 메라>를 읽으며 공감이 팍팍 될 것이다.

 

 

 

 

 

말레이시아아 태국을 한바퀴 도는 한달간의 배낭 여행.
보통 동성 친구나 혼자만의 여행을 떠올리기 마련이라
엄마와 함께하는 한달간의 배낭여행이라는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60세가 되기 전에 딸아이와 산티아고 순례길 도전을 꼭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슴속에 담아왔던 나로서는
이 책이 미래의 나의 모습이 아닐까? 라는 야릇한 환상에 잠기게도 해주었다.

엄마와의 배낭 여행에서 겪었던 경험담을
재미있는 만화와 사진, 글과 함께 만날 수 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는데 책을 덮으며 엄마와의 유럽 여행편도 만나보고 싶다는
바람이 들었다.
아마 작가는 까무러치겠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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