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자들
카린 슬로터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그게 진실이야. 너무 직설적으로 얘기해서 미안하지만, 여자들은
짓밟혀도 가만히 참고만 있는 미련한 남자 안 좋아해. 특히 예쁜 애들은
더 그래. 왜 그런지 알아? 전혀 새롭지가 않잖아. 남자들은 늘 그런 여자애들
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녀. 길을 걸어가다가도, 커피를 주문하다가도, 길모퉁이에
서 있다가도 예쁜 여자만 봤다 하면 수작을 못 걸어서 안달나잖아.
그러면 여자들은 그냥 웃어주지.
왜 그런지 알아?
꺼지라고 말하는거보다는 그게 훨씬 쉬우니까. 훨씬 덜 위험하기도 하고,
만약 남자가 어떤 여자를 거절하면, 그 여자애는 집에 가서
며칠 밤낮을 울어대. 그런데 여자가 남자를 거부하면,
그는 그 여자를 강간해서 죽일 수 있거든."


결혼 생활 18년째인 폴 스콧과 클레어 스콧,
폴은 성공한 건축가로 엄청난 부와 함께 아내 클레어에게도
상냥하고 자상한 남편이다.
그런 어느 날 클레어와 폴은 바에서 만나 가볍게 한잔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골목길로 들어서 있던 순간
그들을 노린 강도로 인해 폴은 살해를 당하게 되고
폴의 장례식날부터 집에 강도를 당하는가하면
그일로 인해 경찰서장과 FBI의 출동까지 온전한 정신을 유지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게 되고,
18년 결혼생활에서 모든 것을 폴에게 의지했던 클레어는
자신의 나약함에 몸서리를 치게 된다.
거기다 폴과 동업자였던 아담이 급하다며 폴의 컴퓨터안에 저장되어 있는
파일을 보내달라는 요청으로 클레어는 폴의 컴퓨터를 열어보게 되고
그 안에서 상상할 수도 없었던 스너프 포르노를 발견하게 된다.
보수적이며 모든 것에 완벽을 기했던 폴이었기에 클레어는
또 다른 충격을 받게 된다.
그녀에게 스너프 비디오는 24년전에 실종된 큰 언니 줄리아와
폴과 결혼하기 전에 마약에 찌들어 있던 둘째 언니 리디아에 대한
기억까지 불러오게 되는데....

<예쁜 여자들> 이란 제목은 품고 있는 의미와 달리
시각적으로 전달되는 이미지로 인해 가볍게 다가오기도 한다.
제목만 봐서는 선뜻 흥미가 동하지 않는데
여성이란 이유로 아름다움의 장착은 당연시 되어지는 남자들의 시선과
자매들 중 제일 예쁜 미모를 가진 둘째 리디아는 평생 안해본 다이어트가
없을 정도지만 적당히 붙은 살 때문에 자신감을 상실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외모만 보고 사랑에 빠지는 리디아와 외모와 상관없이 인생의
울타리가 되어줄 남자를 원했던 클레어.
<예쁜 여자들> 이라는 통속적인 제목과 어울리듯이
외모와 관련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온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목이 외모와 관련되어 좀 더 예민하게
받아들였을 뿐 우리는 이미 다른 소설에서도 외모와 관련된 이야기를
숱하게 보아왔음을 기억해 낼 수 있다.
인간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외모이며 그것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의 단편적인 뇌 기능의 오류 또한 과학자들로부터 발견되곤 한다.
그럼에도 너무도 멀리 달려온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제목과 자매들의 미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주는 의미가 뭔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흥미진진한 중반부를 넘어서며 마지막에 아쉬운 부분이 남기도했지만
이야기 안에 담긴 의미와 그것에 더해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주제를 녹여내 충분히 가속도 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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