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사생활 - 비참과 우아
노승림 지음 / 마티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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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섬세한 감수성을 지니고 있으며
경쾌하거나, 
어눌하여 어두운 아웃사이더 이미지가 떠오른다.

생전에 전혀 사람들의 호응을 얻어내지 못했던 반고흐나
아버지의 노력으로 어릴 적부터 승승장구한 모짜르트,
가진것 없는 출신배경을 발판삼아 루이 14세에게 아첨해 마지 않았던
륄리의 이야기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남긴 건축이나 그림, 음악 뒷 편에는
그들이 살았던 삶이 자리하고 있다.

<예술의 사생활 : 비참과 우아>는
예술성에 가려진 진짜 그들의 삶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한편에서는 지극히 개인적이며 기괴하거나 난잡한 사생활이
까발려져 그들의 예술성에 누가 될까 걱정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인류의 발자취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이들이지만
사람들의 가십으로 쉽게 오르내리는 것이 불편하게 다가오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삶을 통해 예술성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사실 예술감각이 전혀 없는 나로서는 그림을 이해하는 것에 꽤 어려움을
느끼기에 해설자의 설명이 없인 그림 하나를 이해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에 그들의 삶이 바탕이 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안듣고의 차이가 굉장하다는 사실을 매번 깨닫게 되는데
인간의 호기심이 바탕이 된 예술가들의 삶은
그들의 작품에 한발 가까이 가게되는 시초가 되는 것 같다.

'단테'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단연 '베아트리체'일 것이다.
결국엔 이어지지 못했지만 가슴 절절한 사랑이라고 알고 있었던데 반해
단테와 베아트리체는 안면만 있었을 뿐 오히려 단테를 피해다녔던 베아트리체의
이야기는 조금 의외로 다가왔다.
이미 결혼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한 여자를 품었던 단테의 모습은
베아트리체에 대한 애절함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는데
단테의 배우자였다면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을 듯하다.

그리고 영국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며 대단한 자부심을
자랑하는 셰익스피어에 대한 이야기 또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는데 피의 여왕 메리가 부흥시킨 연극을 잘 간파해냈고
<베니스의 상인>의 샤일록을 무색하게 할 만큼 돈에 집착했던 그의 모습은
당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셰익스피어가 후대에 위대하게 거듭나게 된
과정을 알게 해주었다.

에스파냐 내란을 그림에 담아냈던 <게르니카>로 유명한 피카소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1808년 5월 3일>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황해도 신천에서 발생한 3만 5,000명의 대학살을 그린
<한국에서의 학살>을 이끌어냈다는 것은 나에게는 좀 더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황해도 신천이 고향이었던 아버지로부터 6.25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어릴 때부터 듣고 자랐던 나에게
비록 고야의 의도와는 달리 그의 그림이 애국이란 이름으로 남게 됐지만
그것이 피카소의 영감이 되어 한국의 인권유린을 전세계에 알린
그림이 탄생하게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감사의 마음을 보내고 싶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
<예술의 사생활 : 비참과 우아>
예술의 위대함을 남긴 이들이었지만 그들도 한낱 권력과 욕망에

사로잡혔던 인간이었고 그런 그들의 삶이 역사가 되어 우리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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