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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저
할런 코벤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17년 9월
평점 :
“그 여자와 계속 같이 살 필요는 없습니다”
성경에 버금가는 권위를 지닌 잡지 <머니>가 ‘미국에서 제일 살기 좋은 마을’27위로 꼽은 마을 세더필드에서 토지수용 전문변호사로 사는 애덤에게 어느 날 낯선자가 다가와 그의 와이프와 살 필요가 없다는 말을 전한다. 모든 부부들이 지닌 문제를 안고는 있지만 딱히 부부사이가 나쁜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서로 한눈을 파는 부정을 저지르지도 않는 생활을 이어가는 애덤과 커린 부부, 안정적인 마을로 손꼽히는만큼 마을에서 사는 이웃들은 마을이 보여주는 위상만큼이나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안으로는 어떤 문제를 안고 있을지 모르지만 겉으로는 부유하고 화목한 가정을 보여주는 이상적인 가정상을 보여주는 세더필드의 이웃들. 커린은 학교 선생님으로 근면성실하며 근심걱정을 끌어안고 사는 성격이지만 그것이 이곳에서 자라고 중간에 아버지를 여의어 다른 곳에서 삶을 살다 꿈같은 세더필드로 회귀해 살아가는 커린의 꿈의 바탕이 되었기에 애덤은 묵묵히 받아들인다. 그런데 그들 부부의 삶에 낯선 자가 던진 그 한마디는 애덤 부부의 잔잔한 삶에 큰 파동을 불러일으킨다. 낯선이는 애덤에게 2년전 아내가 임신한 것은 가짜 임신이며 어느 사이트에서 가짜 임신 도구를 산적이 있으니 카드내역을 확인해보라고 이야기한다. 낯선이의 등장과 믿을 수 없는 커린의 행적에 어안이 벙벙한 애덤은 곧이어 그것이 사실임을 확인하게되고 커린에게 이야기하지만 커린은 다음날 저녁에 이야기하잔 말 후로 종적을 감춰버린다. 연락두절이 된 커린과 애가 타는 애덤에겐 커린의 실마리를 풀 단서는 오직 낯선이였으니 그를 찾는 과정에서 애덤과 커린, 이웃 주민들이 안고 있는 생활을 만나게 된다.
부유하고 남부러울 것 없는 중산층 생활을 해나가는 세더필드의 사람들, 그곳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커린은 이를 악물고 열심히 살아왔다. 커린이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가족과 세더필드의 생활은 비단 그녀만의 것이 아니었으니 중산층 가정의 생활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던 리안 모리아티의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처럼 극단적이거나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문체는 아니지만 할런 코벤식의 문체에 녹아든 행복해보이는 중산층 가정에 숨겨진 각자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오로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인생이 최우선되는 선택에 내가 아닌 다른이가 무너져도 된다는 이기적인 욕심은 별것 아닌것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가 얼마나 무서운 결말을 낳는지 <스트레인저>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세계 3대 미스터리 문학상인 <애드거상>, <셰이머스상>, <앤서니상>을 모두 수상한 최초의 작가인 할런 코벤의 <스트레인저>는 엄청난 후폭풍을 가져와 머리가 찌릿할만한 충격을 주지는 않는다. 커린이 실종되고 커린의 비밀이 도대체 무엇인지 막판을 달려가면서도 전혀 종잡을 수 조차 없어 그 궁금증과 호기심에 책을 덮을 수 없게 만들었던 <스트레인저>는 그런 긴장감으로 끝을 향해가던 마지막에 간담이 서늘할만큼의 결말을 만날 수 없어 약간 아쉬운 맘이 들기도하지만 궁금증 하나로 책을 덮을 수 없게 만드는 독자의 심리를 아주 잘 파악하고 그것으로 이야기를 끝까지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그의 능력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작가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