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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칼 비테 교육법 - 이지성이 들려주는 칼 비테의 인문학 자녀교육법
이지성 지음 / 차이정원 / 2017년 7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818/pimg_7355521371719741.jpg)
아이들 교육에 대한 올바른 지침을 주시는 이지성 작가님의 새 책 <내 아이를 위한 칼 비테 교육법>
칼 비테 교육법? 새로 접하는 단어에 어리둥절해지며 요즘 핫한 교육법인가?란 생각도 잠시 어떤 교육법이기에 이지성 작가님이 책까지 쓰셨을까? 궁금증이 한보따리였답니다.
이미 시중에 너무 많은 교육지침서, 공부법들이 넘쳐나기에 부모인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는데요. 정보화의 과다로 인해 아이를 처음 가졌을 때 결심했던 초심이 많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어느 새 '저런 부모는 되지 않을테야'라고 결심했던 부모의 모습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충격과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교차하곤 한답니다. 이지성 작가님이 내건 아이 교육의 밑바탕에는 항상 '인성'이 자리잡고 있었기에 이번 책을 읽으면서도 아이에게 제 욕심을 투영시킬 때가 많았었구나...다시금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지성 작가님이 소개한 칼 비테란 인물은 19세기 독일의 유명한 천재 학자 칼 비테 주니어의 아버지라고 해요. 조기교육과 영재교육의 중요성을 일찍 알고 실천했다고하는데 칼 비테 주니어가 아홉 살에 6개 국어를 하고 열 살에 대학교를 입학했으며 열 여섯 살에 법학대학 교수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조기교육의 산물로 여겨져 왠지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지지 않더군요. 어린 나이에 그런 어마어마한 결과를 이루었다면 분명 엄청난 공부와 스트레스가 뒤따르지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여기 반전이 있어요. 당시 목사였던 칼 비테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프로이센 공부법에 강하게 반대했고 산업화로 인해 어린 나이부터 혹사당했던 당시 시대적 배경을 거스르며 칼 비테 주니어가 공부에 정진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해요. 좀 전에 말했던 반전이란 조기교육과 영재교육의 중요성을 실천한 칼 비테였지만 칼 비테 주니어에게는 두 시간 이상의 공부를 시키지 않았다고해요. 칼 비테 주니어가 공부가 너무 재밌어서 조금 더 하고 싶어하는 날에도 세 시간 이상 공부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고하는데요. 그렇게 공부하고도 어린 나이에 일반인들보다 빠른 코스를 밟았던 것은 즐겁고 행복하게 공부하는 것에 대한 칼 비테의 남다른 고민을 엿볼 수 있을 듯해요. 보통 공부는 의자에 앉아 노력한 시간과 비례한다고 생각하지만 오늘 날 뇌과학적으로 이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너무나 잘 알려져 있지만 대한민국 현실에선 아직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아요. 사교육 열풍과 경쟁 속에 위태롭게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안쓰러운 마음이 많이 들곤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샌가 그 속에서 뒤쳐지게하기 싫어 나조차도 아이를 힘든길로 내몰게 되는 경우가 더러 생기는 것을 보면서 칼 비테의 교육법에서 정말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아이의 시선으로 그것을 잘 캐치할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그 부분에 부모로서 많은 고민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답니다.
이 책에서도 역시나 빠지지 않는 것은 인문고전 독서에요. 기계적인 학습 전달을 받으며 생각 없이 시험에만 매달리는 프로이센 공부법에 아직도 매달리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초등학생인 딸 아이 공개수업에서 제일 아쉬운 것이 토론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바로 넓고 수용 가능한 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인문고전 독서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이야기를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그것을 내 생각으로 전환하여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며 각자의 주장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발전적인 토론이 가능할텐데 아직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부분이 많이 부족하여 아쉽게 다가올 때가 많습니다. 하물며 집에서 아이와 밥상머리에서 대화할 때도 의견을 주고 받을 때 경직되어 있는 것을 많이 느끼면서 열린 생각이 전반적으로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자주 느끼게 되는데 일상 생활은 물론 여행에서, 자연에서 아이와 스스럼 없이 대화할 수 있게 유도하는 칼 비테 교육법이라면 스스로 해내는 생각은 물론 토론, 인성까지 모두 한번에 좋은 길로 이끌어 주기에 충분한 교육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상적으로 너무 훌륭한 교육법이지만 아이의 공부에 대해 집착하지 않으면서 항상 일관된 부모의 자세로 아이와 대화와 토론을 이어가며 주변에 휩쓸리지 않는 중심을 잡아가며 자연과 예술과 인성에 신경쓰면서도 수학이나 경제 지식은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것이 부모 입장에서는 어렵고 복잡하고 번거롭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아마 그러하기에 대부분의 부모가 타인에게 돈을 들여서라도 대신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클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저 또한 그러한 마음이 대부분이었던지라 읽는 내내 반성을 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마지막 8장에 모든 부모가 칼 비테가 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칼 비테는 칼 비테이고 모든 정답은 부모와 아이에게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 맞아~ 이렇게 해야하는데, 이렇게 했었어야했는데...,이렇게 하는거였구나....,너무 늦은건 아닌가....'라는 후회와 반성이 소용돌이 치며 포기하고 싶어질 즈음 칼 비테의 교육법을 통해 내 아이와 부모의 적절한 교육법을 만들어나가라는 이야기는 포기했던 마음에 작은 희망을 갖게 되고 다시 노력해보자는 긍정적인 마음을 다잡게 해줍니다. 부모와 아이가 찾아나서는 행복한 칼 비테 교육법. 처음 알게 된 교육법이지만 내 아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