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4월에 찾아온 그녀를 나는 사랑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차츰 멀어지고, 마침내 떠나간다. 그런데도 나는 그때의 감정을 잊지 못한다." 사이먼 앤 가펑클 April come she will p.86


한국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는 영화 제작과 2012년 발표한 첫 소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의 가와무라 겐키의 세 번째 소설 <4월이 되면 그녀는> 얼마전에 극장가에서도 개봉한 <너의 이름은>과 묘하게 겹쳐보이는 제목과 디자인이 호기심을 이끌었다.


볼리비아 우유니라는 도시에서 헤어진지 9년된 전 여친 하루에게서 편지 한장이 도착한다. 다시금 가슴을 뛰게하는 러브레터라기보다 현재와 지난 과거의 기억들을 하나씩 끄집어내는 담담한 편지 내용을 받은 후지시로는 내년 결혼을 앞두고 결혼 준비가 한창이다. 정신과 의사인 후지시로, 내년 그와 결혼을 하게 될 수의사 야요이, 동거한지 3년, 지금은 서로 각방을 쓰면서도 내년에 치를 결혼 준비를 하나씩 해나가고 있다. 같이 사는 생활에 뭔가 큰 불만이 있거나 불편함이 있지 않은 그저 편안한 생활을 이어가는 두 사람 이야기에 후지시로의 전 여친 하루가 편지를 보내며 4월부터 달마다 이야기가 흘러간다.

아오모리에서 올라와 대학 생활을 시작한 맑고 투명한 하루, 대학 카메라 동호회에서 만난 후지시로와 하루는 일상을 카메라에 담으며 가까워진다. 그렇게 두사람은 사귀게 되고 오시마라는 선배와 하루의 알 수 없는 사건에 후지시로는 긴장하게 되고 그로부터 차츰 일상적이지 않은 이야기로 흘러가는데....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4월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에는 그들이 살아온 시간만큼 많은 이야기가 등장한다. 사람과의 알 수 없는 감정에 대해, 사랑이라는 일반적이지 않은 감정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었던 사랑이라는 종류에는 여러가지가 있음을 알게 된다. 역시 일본 소설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느낌이 이 작품에서도 잘 느껴진다.

왜 하루는 9년만에 후지시로에게 편지를 보냈을까?

그저 혼자가 아닌 위안과 편안함으로 가슴 설레는 연애감정을 묻어두고 결혼하려는 두 사람, 결혼했지만 남편 몰래 바람을 피우는 야요이의 동생 준, 후지시로와 하루의 대학 선배 오시마와 그의 부인, 연애도 결혼도 마다하는 후지시로의 병원 후배, 남녀의 원리를 쉽게 이용하는 태스크, 결혼을 한 부부, 결혼을 앞둔 연인, 연애를 포기하고 혼자 살기를 바라는 여자를 통해 사랑의 감정을 여러 각도로 바라봐지게 되는 소설이다.

결혼을 하고 사랑에 대한 가슴 떨리는 감정은 사라지고 아이를 키우며 정신없이 살아가면서도 이따금씩 연애하던 시절이 떠올라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끔씩 해보곤하는데 그렇게 세월이 흐르니 몸에 착 달라붙은 편안함이 좋아 가슴 설레임을 내려놓게 되었다. 소설을 읽다보니 격한 사랑의 감정보다 작은 파동으로 잔잔하게 퍼지는 감정이 느껴졌다. 열렬한 사랑이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포기해버린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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