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감정

서툰 감정
일자 샌드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7월

​"세상에 나쁜 감정은 없다. 서툰 감정만 있을 뿐"

겉표지에 있는 이 문구를 보았을 때 왠지 모를 위로감에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유독 감정 표현이 안되는 나이기에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두려움과 불편함이 상대적으로 컸었던 것 같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모든 것을 대하는 습관을 기르면 삶이 즐거워 보인다는 흔하고 흔한 말조차 어느 순간에 회의적으로 다가왔기에 이렇게 생겨먹은 것과 노력하는 것의 중간에서 늘 고민과 자책, 반성을 통해 다짐을 반복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사람보다 예민한 기질을 타고난 것이 결코 재앙이 아니며 스스로 괴로워할 필요가 없다는 책을 접하며 나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작은 위로감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서툰 감정> 에서도 작가 일자 샌드는 다른 사람과 달리 예민하고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재앙이 아닌 축복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왜 이모양일까?', '왜 나는 대범하지 못할까?', '나는 왜 이렇게 쪼잔하고 쿨하지 못할까' 라며 자책할 필요가 전혀 없으며 남보다 민감한 기질을 당당하게 내 것으로 받아들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예민해서 무엇 하나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에 대인관계에서도 불편한 상황을 연출하는 일이 잦은 이런 골치 아픈 성격을 그냥 나대로 받아들여 나답게 살라는 이야기는 자칫 제멋대로이고 남에게 민폐가 될지라도 내가 하고 싶으면 해야되는 몰지각한 사람으로 살아가라는 말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여 그것 또한 나의 강점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있다.

예민하면 아무래도 감정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때가 많다. 나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하기에 관심있게 읽게 됐던 것 같다. 분노와 슬픔을 느끼는 상황에는 그저 화가 나고 슬픈 것이 아닌 여러가지 작용에 의해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 지금 내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왜 지금의 감정이 일어나게 되었는지, 그런 감정을 가시게 하려면 이성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등을 통해 지금의 내 감정과 내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나를 들여다보고 내가 지금 느끼는 이 모든 감정들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확실히 알고 있다면 그것을 다스리는 것 또한 생각보다 어렵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당연한 말들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다시금 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파악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이 내 맘 같지 않고 나의 모든 것이 맘에 들지 않을 때, 다른 사람은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경우가 많았기에 틈틈이 나를 다스리는데 있어 종종 찾아서 읽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