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뉴욕, 모스크바, 베릴린, 그리고 평양

탑승객 269명 전원 사망 KAL 007

 

 

 

 

1983년 9월 1일 새벽

269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대한항공 007기가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을 맞고 격추됐다.

KAL 007기는 지구상 최고의 여객기인 동시에 전자동 항법설정시스템인 비행기였다. 더구나 조종실에는 조종사, 부조종사, 기관사인 베테랑이 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AL 007기는 어떤 이유로 알래스카에서 소련 영공까지 직선으로 날아갔던 것일까. 소련 영공을 침범한 KAL 007기를 포착하고도 왜 미국과 소련은 격추 전 아무런 대응이 없었던 것일까?

왜.....라는 숱한 물음을 남긴 채 묻혀버린 사건....

<예언>은 모두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버린 KAL 007기 격추 사건을 파헤친 김진명 작가의 처절한 소설이다.

나는 전국이 어지러웠던 그 해에 태어났다.

<예언>이 KAL 007기를 다룬 소설이라고해서 초등학생이 막 되었던 무렵 뉴스에서 얼핏 보았던 김현희 KAL기 폭파사건에 대한 소설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사건 전에 발생했던 KAL 007기 사건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어디서 본 적도, 들어보지도 못했기에 처음 접하는 이 사건은 나에게는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을 던졌지만 이내 그 몇해전에 전두환 전대통령이 무고한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공격을 서슴치 않았던 사건이 일어났던 시대였으니 KAL 007기 격추 사건 또한 일어나지 못하리란 법이 없겠다는 생각이 뒤따랐다. 역동적인 시대를 살아내며 있을 수 없는 사건의 논란 속에는 미국과 일본과 소련이 있었다. 그리고 대한민국도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왜 이런 비련의 일들이 대한민국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것인지 숨이 막혀왔다. 지금도, 그 전에도....

마치 예견된 것처럼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대한항공 KAL 007기 격추사건 속에 가상의 인물 '지민'이 등장한다.

연이은 아버지의 사업실패와 어머니의 죽음, 그리고 집을 나가버린 아버지. 어린 지민과 지현은 친척집을 전전하다 고아원에 맡겨지게 되고 당시 재정적으로 사정이 좋지 않았던 고아원 원장은 지민이를 설득해 지현을 입양보내기로하고 한국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 미국으로 돌아가는 정보기관 군인 부부와 함께 지현이는 미국으로 입양을 간다. 지현을 입양보내기 전 지민은 지현이가 대학에 입학하면 꼭 대학에 입학했다는 전보를 보내줄 것을 군인부부에게 다짐받고 어느 덧 14년의 세월이 흘러 지현이 대학입학을 앞두고 KAL 007기를 타고 대한민국으로 향하는데....

헤어진 동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야한다는 집념의 사나이 지민과 지현의 양아버지였던 미스터 켄싱턴의 직업을 이용하여 KAL 007기의 격추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 <예언>

작가는 KAL 007기의 폭파로 인한 269명의 목숨은 소련의 공산주의 체제에 막을 내리는 신호탄이었다고 이야기한다.

누군가는 팩션이 너무 과하다며 힐난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럴 소지가 충분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보아온 김진명 작가의 소설들이 그런 논쟁을 불러오기에 충분했기에 이번 작품 또한 논쟁을 피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269명의 인명을 앗아간 대참사에 대해 왜 정부와 각 나라들은 진실을 파헤쳐 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조용히 묻히기만을 기다리며 세월을 흘려보냈던 것인지.... 그러하기에 KAL 007기의 격추 사건을 파헤치기 위한 김진명 작가의 노력이 실린 <예언>이 더욱 각별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