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후퇴 - 불신과 공포, 분노와 적개심에 사로잡힌 시대의 길찾기
지그문트 바우만.슬라보예 지젝.아르준 아파두라이 외 지음, 박지영 외 옮김 / 살림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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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휘몰아친 민주주의의 위기와 포퓰리즘의 득세 

이 대격변의 시대에 역사는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


최근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폐해에 대한 책들을 많이 만나는데 일반적인 생각이 전혀 일반적이지 않게 작용하는 세계적 사건들은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불투명함과 어두움을 암시하고 있다. 그것의 출현이 도대체 왜 일어났으며 묵인되어 실행되어지고 있는지, 민주주의의 도출이라는 선거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며 퇴행하고 있는 현 시점을 대학교수, 철학자 등의 석학 15인의 냉철하고도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는 <거대한 후퇴>

10여년 전 철학자 리처드 로티는 '미국 만들기'라는 저서에서 지구화와 문화적 좌파의 확산에 문제를 제기하며 세계질서의 퇴행 현상을 미리 열거하며 저급한 선동 정치가의 부상으로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확산되면서 조지 오웰식 디스토피아 세계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견했다고 한다. 그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국가 주도 강압 정치를 펼치기 시작한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행보가 그것이며 이는 권위주의적 자본주의로 연결되어 현재 우리가 당면한 심각한 문제들과 깊은 연관이 있다하겠다. '신자유주의적 민주주의 사회는 스스로 보장할 수 없다는 전제조건 아래 존재한다'라고 했던 헌법학자 에른스트 볼프강 뵈켄푀르데의 말은 심각한 병리현상과도 같은 현 구조에 대해 한 문장으로 정의한 것이 아닐까 싶다.

심각해지는 빈부 격차와 자국의 이익의 거세진 발현 등은 테러라는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시켰고 힘없고 약한 사람은 더욱 소외되고 짓밟혀지는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음을 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와 피난처의 인식의 변화로 울타리를 치는 나라들이 많아지는 것과 종교간 다툼 등 산재해있는 수 많은 문제점들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언젠가부터 대화는 없고 내가 옳다식으로 전개되는 극단적인 이기주의 앞에서 우리가 살아갈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너무도 뻔하게 그려지는 모습을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과제가 무엇일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트럼펫 소리가 들리자 하인에게 저 소리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하인은 아무것도 몰랐고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 하인이 문가에서 나를 막아서며 물었다. "주인님, 어디로 가십니까?", "모른다." 내가 말했다. "그냥 여기서 나갈 거다. 여기서 나갈 거야. 여기서 나가려는 것뿐이다. 그것만이 내 목표에 이를 수 있는 길이야.", "그럼 주인님은 목표를 아시나요?" 하인이 물었다. "알고말고." 내가 대답했다. "방금 말했지 않느냐. 여기서 나가는 것. 그게 내 목표다."프란츠 카프카 '출발'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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