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살인 1
베르나르 미니에 지음, 윤진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왜 제목이 <눈의 살인> 일까?

어떤식으로 전개가 되겠구나란 생각은 들었지만 제목에 작가가 부여한 의미에 대해서는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기에 더욱 호기심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1부 말을 사랑한 남자

2부 지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피레네의 아룬스 수력발전소.

1929년에 가동을 시작한 아룬스 수력발전소는 그 세월만큼이나 노후화되어 매년 겨울마다 정비공들이 투입돼 기계 설비를 점검하는데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그날 정비공들은 발전기 수리를 위해 케이블을 타고 올라가다 로프와 도르래에 끼어있는 거대한 새를 발견한다. 하지만 새라고 생각했던 그것은 목이 잘린 말의 시체였고 옆구리의 가죽을 벗겨 나비같은 모양으로 케이블에 매달린 형상은 공포를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신고로 출동한 헌병수사대와 세르바즈 경감은 매달려 있는 것이 고작 말이라는 사실에 허탈함을 느끼지만 그 말이 곧 전 세계를 이끌어가는 다국적기업이며 아룬스 수력발전소를 소유한 에릭 롱바르가 아끼는 순종 베이 이얼링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비록 말의 사체지만 말이 잠들어있던 마방을 지키는 두 마리 개의 저항과 마부들이 아무소리도 들을 수 없게 말을 처리하여 차로 싣고 높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와 200키로나 나가는 말을 케이블에 걸어놓는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아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지 다들 난감해하는 상황에서 모두들 말의 죽음 뒤에 거대한 무언가의 공포감이 엄습해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유럽의 모든 미치광이들을 치료하는 바르니에 치료감호소에 수감되어 있는 세계적인 소시오패스 쥘리앙 이르트만의 타액이 케이블카 안에서 발견되면서 사건의 수수께끼는 더해가는데.... 그러던 나흘 후 이번에는 사람이 알몸에 판초와 가죽장화를 신은 채 급류가 몰아치는 다리아래 묶여있는 시체로 발견되자 사건을 해결하는 세르바즈 경감은 혼란스럽기만하다. 한편 사건이 일어나던 날 새로 바르니에 치료감호소에 임상심리사로 온 디안은 밤마다 그림자가 비쳤다 사라지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6개월 전에 새로 부임한 크자비에 박사와 수간호사가 치료하는 방식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된다.

과연 세기의 미치광이 쥘리앙 이르트만이 몰래 빠져나와 말을 죽여 가죽을 벗긴 뒤 힘들게 케이블 위에 매달아 놓은 것일까....도대체 왜 범인은 그렇게 힘들고 복잡한 과정을 거치면서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런 일들을 벌인 것일까..... 밀실 살인사건의 수수께끼처럼 조각난 퍼즐을 맞추며 추리하는 재미를 던져주는 <눈의 살인>

1부에서는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경악스런 두 사건이 일어나는데 2부에서 범인의 윤곽이 어떻게 드러날지 더욱 기대되는 소설 <눈의 소설>


 

"내 죄 때문에 당신들이 저지른 잘못이 덜해질까요? 당신들의 편협한 행동과 악덕이 과연 내 죄 때문에 사해질까요? 당신들은 살인자, 강간범, 흉악범들과 다른 세상에 살고 있나요? 사회의 보호 장치가 완벽하게 되어 있어 악이 다가서지 못하도록 당신들을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인간은 선한 자와 악한 자가 각기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당신들이 아내와 자식에게 거짓말을 하고, 일신의 편의를 위해 늙은 어머니를 요양원에 버리고, 다른 사람을 속여 돈을 벌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지불해야 하는 세금이 아까워 우울해하고, 이기심과 무관심으로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면서 정녕 자신을 무고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신들은 스스로 믿고 있는 것과 달리 이 치료감호소에 수용되어 있는 환자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본질적 차이가 아니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결국 당신들이나 나나 본질은 똑같다는 말입니다. 인류의 공통된 본질이니까요." p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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