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알지 못했던 걸작의 비밀

당신이 알지 못했던 걸작의 비밀 - 예술작품의 위대함은 그 명성과 어떻게 다른가?
존 B. 니키 지음, 홍주연 옮김 / 올댓북스 / 2017년 7월

방학이 되면 딸아이와 함께 유명 화가의 전시를 보곤 하는데 워낙에 명화를 보는 안목이 없어서 그런지 유명한 그림이라는 칭송에도 불구하고 그대로의 느낌을 받아 감동받는 일이 좀처럼 힘들기에 전시회를 볼 때마다 누군가와 의견을 나누는 것이 몹시 힘든 나에게 살짝 위로가 되어 주었던 <당신이 알지 못했던 걸작의 비밀>

다른 책들보다 시작하는 글도 상당히 긴 편인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조각이나 건축물, 명화에 대한 잡학다식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걸작계의 알쓸신잡이라고나 할까? 딱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은 역시 내가 예술작품을 보는 눈과 지식이 얕아서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명화에 대한 지루한 듯한 설명이 아닌 다방면의 이야기를 볼 수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작품 하나에도 온갖 미사어구를 사용해 입이 마르게 칭찬한 사람이 있는가하면 나와 같이 느끼는 사람도 있었기에 명화를 보는 관점의 다양함을 알 수 있었는데 명화를 관람하면 그에 맞는 표현을 하는 것이 보통이기에 명화를 보고도 딱히 아무런 느낌을 받지 못하는 나에게는 왠지 모든 사람들이 칭찬해마지 않는 명화를 보고도 아무 느낌을 못받는다는 소외감 내지는 죄책감 같은 것이 들어 곤란해질 때가 있었는데 비단 나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니 조금은 다행스러운 기분마저 느끼게 되었다.

루브르에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하루를 소비한다는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종종 보곤하는데 하루를 기다린 보람이 느껴진다면 괜찮겠지만 실물을 보고서도 그런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다면 얼마나 허탈할까..란 생각을 하였던 나에게는 교양인으로서 명화를 어떻게 관람하여야하며 그것을 어떻게 느끼고 모나지자를 그렸던 다빈치의 생애는 어떠했으며 모나지라 그림안에서 발견된 미스터리에 관한 온갖 정보에 대해 전전긍긍하며 지식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 기대이상으로 속이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사실 엄청나게 유명하여 값을 매길 수 없는 명화라도 시대를 지나오며 무색해질 정도로 그 의미가 퇴색해지는 등의 이야기도 같이 볼 수 있어 그저 하나의 현상에 불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는 그림보다도 정치적인 피카소의 생각을 담고 있는 그림이기에 남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던 작품이었는데 정치적인 사안으로 뒷배경이 되는 우스운 일화의 아이러니는 많은 사람들의 조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했고 그림이 담고 있는 의미를 미처 파악하지 못해 헤프닝을 겪었던 미국의 사례는 피카소가 게르니카에 담아낸 강력한 메시지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주는 일례가 아닐 수 없다.

예술작품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예술작품의 양면을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