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열대
해원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만 봐서는 선뜻 감이 오지 않지만 묘하게 잡아끄는 매력이 있는 <슬픈 열대>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35호실 특수요원인 권순이.

북한에서 멕시코로 가는 배의 수송업무를 맡았지만 배가 침몰하게 되고 배 안에 있던 수 많은 소녀들이 바다 깊숙이 가라앉으며 홀로 살아남은 권순이는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그녀가 17살 때 선택한 이후 줄곧 달려왔던 인간병기의 모습을 뒤로한 채 콜롬비아 최대의 마약 조직인 메데인 카르텔 수하의 용병으로 들어가게되며 카를로스의 지시에 따라 일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마약조직 메데인 카르텔이 이름도 모르는 조직에 무차별 습격을 당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되면서 순이는 리타라는 열세살 소녀를 만나게 된다. 여리고 가냘픈 리타를 통해 순이는 배와 함께 가라앉아 죽음을 맞이했던 소녀들의 모습을 보게 되며 그런 열세살 소녀를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에 리타를 데리고 콜롬비아를 떠날 계획을 세운다.

소설에 등장하는 마약 조직 보스와 관련 사건들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구성되어 이야기는 허구이지만 실제 주인공의 등장으로 그저 허구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 같은 의구심을 품게 한다. 소설 속에 그려지는 마약 조직들간의 피비린내 나는 살인 이야기는 잔인하면서도 조직과 전혀 무관한 사람까지도 그저 게임식으로 이뤄지는 살인이 충격스럽게까지 다가온다.

열 일곱살에 군에 자원입대한 권순이는 산사태로 모든 가족을 잃고 그저 인간 병기처럼 자신의 삶을 살아왔지만 콜롬비아에서 만난 리타로 인해 삶에 대한 많은 생각을 되짚어보게 된다. 그런 리타를 데리고 콜롬비아를 탈출할 계획의 감행과 메데인 카르텔을 공격한 늑대의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한 촛점이 맞춰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부패할대로 부패해버린 콜롬비아 정부와 인간이기를 포기한 마약 조직의 모습을 통해 인간이기를 포기한 살인귀들이 이야기는 잔인하면서도 긴박하게 전개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액션 또한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생생함을 전해주고 있어 소설을 읽는 가독성 또한 놀라운 소설이다. 북한에 대한 소재가 흥미롭게 다가와 읽기 시작했지만 기대한 것보다 더 이야기 구성이 탄탄해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슬픈 열대>. 어둡고 슬픈 이야기가 책을 덮는 순간에도 무겁게 짓누르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