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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아버지를 유괴했어요
안드레아스 슈타인회펠 지음, 넬레 팜탁 그림, 김희상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7년 6월
평점 :
제목이 심상치 않지만 겉표지에 주인공과 할아버지의 훈훈한
미소가 이 책이 몹시도 따뜻하고 감동적임을 예고하는데요.
주인공인 막스는 왜 할아버지를 유괴해야했을까요?
아홉살 막스는 기억의 끈을 자꾸만 놓는 할아버지가 안타깝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자기도 못알아볼까봐 걱정되는 막스.
그러던 어느 날 막스는 할아버지가 계신 요양원으로 향하게 되고
전에 봐뒀던 요양원 현관 비밀번호를 기억해 무사히 할아버지를
유괴? 한다. 그런데 같은 요양원에 계시는 슈나이더 할머니까지
따라 나오게 되어 의도치 않은 셋의 요양원 탈출이 감행됩니다.
막스는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를 자신과의 추억이 깃든
장소로 데려오지만 할아버지는 장소도, 막스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그런 할아버지를 보면서 막스는 속상한 마음에
따뜻하게 안아주게 되고 할아버지의 기억이 잠깐 돌아오지요.
그저 많고 많았던 하루였지만 막스에게도
할아버지에게도, 또 슈나이더 할머니에게도
많고 많았던 날들 중 그날은 아주 특별한 날로 기억되지 않을까요.
자신이 살아온 평생의 기억을 놓아버리고 그저 멍하니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찬란했던 젊은 시절도, 가장 기뻤던 순간도,
가장 사랑했던 사람들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영화나 책으로 접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내 입장에서
겪게 될 이야기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기에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는 치매 노인들에 대한 이야기로만
안타까운 감정으로 느끼곤했었는데
막스가 느꼈던 기억을 잃은 할아버지의 모습은 낯설고
서글펐을 것 같아요.
아마 닥치지 않으면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할아버지를 생각하는 막스의 마음이 너무나 따뜻해서
그만 울컥했던 <내가 할아버지를 유괴했어요>
실제로 막스처럼 할아버지를 유괴?하면 안되겠지만
딸아이가 막스의 마음을 가진 아이로 자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