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안 실크로드 역사문화 기행 - 중국 역사 문화의 원류를 찾아서
이강국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7년 6월
평점 :
얼마전에 '남방 실크로드'와 관련한 책을 보면서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넓은 무역길과 지형적 이야기는 물론 실크로드를 따라 형성된 소수민족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는데 <서안 실크로드>를 보면서 '서안 실크로드는 뭐지?'란 궁금증이 생겼었다. 책을 펼치고서야 '서안'이 우리가 사극에서 자주 보던 '장안'이란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역사적인 기초가 얼마나 부실한지 알게 되었다.
중국 역사는 광활한 영토만큼이나 스펙타클한 이야기가 많은데 수많은 나라가 생겼다 사라졌고 비슷한 나라 이름으로 시대나 인물이 헷갈릴 때가 많아 흥미롭지만 늘 어렵게 다가왔던 것 같다. 빈약하지만 공자, 노자, 제갈량, 장자의 이야기를 좋아하기에 그 속에서 흥미롭게 보았던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서안 실크로드>에서도 나와 야트막한 지식이지만 그것과 연결하여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는데 이야기마다 등장하는 사진으로 중국의 지형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웅장하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워낙 넓고 방대한 영토이고 가보지 못한 곳이기에 중국 지명이 나올 때마다 이 곳이 어디쯤 되는지 정확한 위치를 가늠할 수 없어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지도가 첨부되어 있다면 더 이해하기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가져봤다.
궁형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오랜 세월동안 굴욕을 참아가며 사기를 완성한 사마천의 묘에 1,700년이 된 고목이 자라나는 진기한 사진에 눈을 떼지 못하였고 중국 오악 중 하나라고 불리우는 화산의 깍아지른 남봉에 남아있는 '장공잔도'는 사진만 보아도 아찔해져 손끝이 저려오기도 했다. 중국의 지형들, 만나게 되는 박물관 또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웅장하고 거대하여 역시 중국인들의 스케일의 스케일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석굴에 새긴 불상의 귀길이만 하더라도 1.9m라고하니 실제로 가서 본다면 입이 딱 벌어지고도 남을듯하다. 중국 여행지 소개에서도 많이 보았지만 사진에도 등장하는 바위에 새긴 글자들은 하나같이 빨간색으로 칠해진 한문이어서 굉장히 강하고 위협적으로까지 느껴지는데 이 세상의 것이 아닌듯한 풍경을 보기 전에 앞서 인간들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해주고 있는 것도 같아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다.
3장에서는 유물 참관의 길로 진시황의 병마용과 서안 성벽, 서안 비림박물관, 섬서 역사박물관이 소개되고 있는데 어마어마한 규모와 정교한 병마와 동거마등을 보면 불로장생을 염원하였던 진시황의 과욕이 얼마나 대단하였는가를 엿볼 수 있으며 박물관들도 외관만 보면 궁이나 성으로 보일만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어 중국인들의 남다른 정신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중국사의 고전을 따라 가는 서안 실크로드, 거대하고 웅장한 중국의 자연과 문화를 들여다보기 전에 이 책을 통해 올바로 알고 간다면 서안 여행이 더욱 알차고 즐거우며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