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 닥치고 영어 - 영포자가 하버드를 가게 된 기적의 독학 훈련
모토야마 가쓰히로 지음, 이지현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어 관련책들은 시중에 무수히 많다. 그래서 간만에 맘먹고 영어공부라도 할라치면 무수히 쏟아져나온 영어책들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현상을 겪게 된다. 노력, 시간, 돈을 어마어마하게 투자하고는 있지만 쏟아부은 열정에 비해 아직도 입안에서만 맴도는 영어는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나락으로까지 끌고 가는 것이 현실이다. 영어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었는지 학습을 통해 이미 충분히 알게 된 부모세대들은 그로 인해 내 자식들에게 더 많은 돈과 열정을 쏟아부으면서 아이에게 나의 한을 고스란이 넘겨주고 있다. 나 또한 그런 부모 중에 하나인지라 아이에게 영어 스트레스를 받게 하고 싶지 않지만 또래의 영어 잘하는 아이를 보면 어떻게 공부하는지 몹시도 궁금하고 조바심이 날 때가 많다. 그런만큼 더욱 중심없이 휘둘리게 되고 혼란스러움을 챗바퀴 돌듯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은 실로 너무 슬픈 현실이다. 하지만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세상은 넓고 살아갈 날 또한 많다.  

하도 많은 영어책을 만났는지라 어떤 별다른 이야기를 <1년만 닥치고 영어>에서 만나게 될까? 궁금증 반, 우려 반이었다. 현실을 직시하고 있지만 그런 현실을 더욱 가차없이 힘들게 하는 것들이 지금껏 만났던 영어책이었으므로 사실 별 기대는 하지 않았던 것이 맞는 말이겠다. 그런데 이 책을 쓴 저자의 이력이 참 독특하다. 고1까지 야구선수로 활동하다가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야구를 그만두었고 고3 방학 때 대학 합격성 제로라는 판정을 뒤집고 운동을 하며 갈고닦았던 훈련법을 도입하여 하루 14시간 이상 공부하며 어떤 사교육도 받지 않고 도쿄 대학교에 입학한 어마어마한 이력을 자랑한다. 도쿄대라하면 초등학교까지 단계적으로 밟아가도 될까말까하다고 들었는데 도대체 야구 선수를 도쿄대까지 이끌었던 14시간이상 공부하는 자기주도 학습법이란게 무엇일까? 십 몇년을 선수생활만하다가 단기적인 공부로 도쿄대까지 붙었으니 영어를 1년안에 마스터하는 것이 이 사람에게는 어렵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란 생각을 하다가 멈칫하며 그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있었던 우리들이라고 영어 공부를 못할게 뭔가..라는 생각에까지 미쳤다. 하고자하는 마음과 그것을 계획적이고 효율적으로 해나갈 수 있다면 처음부터 기죽을 일은 없을 것 같다. 더구나 주인공은 수많은 영포자들과 영초보자들의 기운을 돋궈주는 말들을 한다. 바로 우리말도 아닌 영어를 외국인처럼 유창하게 발음하려는 자기안에 가둬논 영어 이상향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한다는 것이었는데 듣고 보니 백프로 맞는 말 같다. 우리는 드라마나 영화로 너무 유창하게 발음하는 것들을 보아왔던 탓에 영어를 본토 사람들처럼 발음해야한다는 심한 압박감을 가지고 있다. 사실 영어 본토인들보다 영어를 배워서 쓰는 이민자들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볼 때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않아도 된다는 압박감에서 어느정도 해방되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초반에는 영어 울렁증을 일으키는 이런 쓸데없는 것들을 제거하고 시작한다. 사실 맘먹고 영어를 잘해야겠다는 각오를 한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김빠지는 책일 수 있다. 각자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영어를 접하라고 주인공은 이야기하는데 책을 좋아하면 원서나, 영화를 좋아하면 영화나 드라마, 음악을 좋아하면 팝송으로 도전하면 수비게 성과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알지만 그렇다고 영어 책을 쓴 모든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뭐가 다르냐? 다른 책에서는 학습의 연장선상에서 음악을 듣거나 드라마를 보거나 뉴스를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책의 저자는 자기가 즐기고 싶은 것을 골라 그냥 재미있게 즐기라고 이야기한다. 즐기기만해도 충분히 영어 실력이 느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어을 배울 때 드라마를 많이 봤던 나로서는 문법을 다 떼기도 전에 어법을 생각하기 전에 드라마 주인공들의 대사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을 볼 때 이 말에서 많은 공감이 갔던 것 같다.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를 즐기라고 강조하는데 '해야한다, 해야만한다'라는 학습보다는 즐기면서 하는 것이 더 오랫동안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설렁설렁 공부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저자는 딱 1년만 닥치고 영어를 통해 1년 후에 토익 900, 토플 100점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실행하며 1년 후에 달라진 모습에 대해 자신이 직접 실행하고 만족했던 방법을 제시해준다. 주인공처럼 똑같이 따라할 순 없다. 솔직히 그래서도 안되겠지만 저자도 충분히 그것을 알기에 똑같이 하기보다는 자신에 맞는 공부법을 꾸준히 도입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장황하게 길게 설명하기보다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어 요약해서 기억하기에도 좋았던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