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이브닝, 펭귄
김학찬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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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간 숨어 있던 그놈이 깨어났다!"


이 문구만 보고 나는 처음에 범죄스펙터클스릴러 소설일거라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굿 이브닝, 펭귄> 은 범죄 소설답지 않게 너무 귀여운 제목인데?

했던 나에게는 책을 펼치자마자 쏟아져 내리는 펭귄의 이야기는

가히 신선한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몸에 지니고 있지만 차마 입밖으로 내기에 민망한 단어를 펭귄으로

고쳐 쓰다늬!!!!

작가의 발상의 전환에 나는 그저 조용히 감탄하고 말았다.....

내가 짐작했던 스릴러는 아니었지만

13년간 잠들어 있던 펭귄이 학교 게양대를 보며 깨어났고

그 며칠 뒤 중간 기억은 상실했지만 어찌하여 여자 아이와

놀다가 스친 손길에서 두 번째로 깨어난 펭귄을 보며 여자아이는

강아지를 감춰두었냐는 물음을 던지게되고 동방예의지국의 예의바른 우리의 주인공은

바지를 내려 깨어난 펭귄을 여자아이에게 소개시켜주며 악수를 시킨다........

끄악.............

내가 생각했던 범죄스릴러는 아니었지만 스릴러를 읽을 때 등줄기로 느껴지는

한기가 분명 이 구절에서도 느껴졌던 것은 비슷한 맥락이 아니었을까 싶다.

주인공은 소녀와의 악수를 잊지 못해

악수악수악수악수악수악수악수악수악수 장면을 무한반복한다....

우스운데 분명 우스운 것 같은데도 시원하게 웃을 수 없는 것은

나만 그랬던 것일까?

우스운데 블랙코미디처럼 웃프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의 성교육에 대한 현주소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내가 어릴 적 받던 성교육과 지금 딸아이가 받는 성교육이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킬 만큼 변화되었다는 생각은 1도 들지 않는다.

성교육에 대한 아쉬움을 많이 느껴왔었으면서도

정작 부모가 되었는데도 부끄러워하며 내 부모님과 똑같은 길을

밟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미 아이들은 미디어 노출로 자기들식대로 성교육을 하고 있는데도

그것을 바라보면서도 부끄러워하며 혀를 차는 어른들이 있을 뿐이다.

재밌고 가볍게 읽어가기에는 현실을 꼬집는 이야기가 너무도 깊게

자리하고 있기에 마냥 웃을 수 없는 우리들의 성에 대한 이야기

굿 이브닝, 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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