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철학자
도마노 잇토쿠 지음, 김선숙 옮김 / 성안당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세계에서 가장 재미있는 철학을 사용한 '절망으로부터 탈출하기!'


<어릴 때부터 철학자> 라는 제목에 어린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철학도서일까? 라는 호기심이 일었다. 반신반의하면서 손에 잡은 책은 프롤로그에서 저자인 '도마노 잇토쿠'의 어릴적부터 품었던 사고방식과 그의 초,등,고,대학생의 간략한 일화를 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제대로 정신 박힌 사람이 아닌 것 같다....'라는 느낌을 피해갈 수 없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가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프롤로그를 다 읽어가기 전까지 의심의 의심을 더하며 초조함을 느끼게 됐던 것 같다. 프롤로그부터 신뢰할 수 없는 글들을 접하기는 난생 처음이라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 흥미로움을 잃지 않았던 철학이란 분야를 이제 그만 접어야하는 것은 아닌가..란 부정적인 생각까지 던져주었던 <어릴 때부터 철학자>. 저자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을 겪었고 공부는 썩 잘했지만 친구들과의 교류가 원만하지 않은 아웃사이더 같은 느낌이다. 심지어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화장실에서 도시락을 먹었다는 일화에 입이 떡 벌어지며 일면식도 없는 이 철학자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은 더욱 깊어졌을 무렵 '인류애'의 구현을 위해 저자가 입학한 와세대 대학교에서 한참 조증에 올라있을 당시 만들었던 '어린이, 외국인,다문화'를 중점으로 한 '와세다 도넛'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역시 이 사람은 보통사람하곤 많이 다르구나' 란 생각에 책을 덮고 싶은 충동에 사로 잡힐 즈음 저자는 '다케다 세이지' 라는 철학자의 <인간적 자유의 조건> 이란 책을 읽고 그가 대학생 시절 내내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있던 '인류애'에 커다른 타격을 받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심지어 저자는 인류애에 대한 대단한 자기애 또는 인정욕구로 인해 "부시 대통령과 빈 라덴을 내 앞에 데려와라. 그러면 반드시 두 사람을 화해시킬 테니까." 라는 낯부끄럽고도 아찔한 말을 내뱉은 일화를 이야기하며 어릴적부터 가지고 있었던 굉장한 자기애에서 비롯한 생각들이 철학을 만나면서 어떻게 변화되어졌고 그것을 인정하기까지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는지를 엿볼 수 있는데 초반에 자신감과 아웃사이더라는 이미지로 충만했던 저자의 이미지는 어느 순간 바로 내 자신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자만심을 이야기하려던 것이 아니라 1만 알던 자기 자신의 자아를 뚫고 나와 성장해가는 모습을 철학을 통해 볼 수 있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보통 많은 철학자들이 많은 철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철학자들에 대해 평을 하고 그것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며 은근한 디스를 하는 종류의 책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어릴 때부터 철학자> 라는 책은 한 철학작의 성장과정을 통해 철학의 길을 걷지 않는 나조차도 겪었던 비스무리한 일화를 투영해 볼 수 있어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 그렇게 자신을 깨치며 나아가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철학자들의 다양한 이론과 전과 다른 해석을 엿볼 수도 있어 초반에 책을 덮을까 고민하던 나는 어느 새 이책을 단숨에 읽어버리는 일이 발생하고야 말았으니 '철학'이라는 어려운 분야를 조금 더 인간적인 면에서 다가가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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