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뺏는 사랑

아낌없이 뺏는 사랑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7년 6월

<죽여 마땅한 사람들> 의 피터 스완슨 작가의 두번째 작품 <아낌없이 뺏는 사랑>

두번째로 다가온 작품에서도 심상치 않은 제목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아낌없이 뺏는 사랑>과 반대로 이기적인 사랑에도 불구하고 지고지순함으로 사랑을 주는 대상 또한 있지 않을까하는게 제목을 마주했을 때의 생각이었다.

"찾아야 할 물건이 뭔지는 몰라도 보면 알 거야."

1학년 입학 첫날 신입생 환영회에서 만난 조지와 리아나. 신선한 자유와 부모님으로부터 해방된 느낌을 한껏 받으며 부풀어 오른 대학생활의 첫 시작. 조지는 리아나를 만난다. 첫 만남에서의 첫 키스를 시작으로 둘은 캠퍼스 커플이 되고 언제나 한몸처럼 붙어다니는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방학이 시작되어 각자 고향으로 향했던 조지에게 한달 후 리아나가 자살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고 어떻게 된 일인지 최소한 조지에게 첫사랑이었던 리아나의 마지막을 후회없이 맞이하기 위해 리아나의 고향으로 향했던 조지는 리아나에 대한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된다. 그 후로 20여년의 세월이 지난 어느 날 펍에서 조지는 리아나를 만나게 되고 그것을 시작으로 잊고 지냈던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녀를 향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들여놓지 말아야 할 곳에 발을 내딛게 되는데....

철저하리만치 계획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아니면 조지의 정신착란 증상인걸까?

피터 스완슨답게 책을 덮으면서도 정해진 결말을 얻을 수 없다. 아마 피터 스완슨이란 작가는 이런 방식의 글을 상당히 좋아하는 모양이다. 정해진 답이 없어 책을 덮은 후 뒷이야기를 상상하는 것 또한 독자들의 몫으로 남는다. <죽여 마땅한 사람들> 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아낌없이 뺏는 사랑> 에서도 피터 스완슨은 열린 결말을 독자에게 풀어 놓는다. 전에는 이런 밑도 끝도 없는 결말을 상당히 싫어했었다. 뭔가 작가가 매듭짓지 못한 것을 독자들에게 강요하는 기분이 들었는데 세월이 흐르고 지금은 모두 다 다르게 생각하는 독자들의 상상력을 끌어내고 있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니 다른 작가라면 몰라도 적어도 피터 스완슨에게만큼은 열린 결말에 대한 독자의 자비로움을 맘껏 표출해주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다. 어떤 결말이 날지 궁금해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넘겨보다가 이것이 한쪽 시선에만 머물고 있었던 나의 착각이었던가? 라고 느끼는 순간 설마설마하면서 결말을 유추해보다가 역시 피터 스완슨 답다라고 손을 들게 되버리는 <아낌없이 뺏는 사랑>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독자들의 열린 결말 또한 궁금해지게되는 피터 스완슨의 <아낌없이 뺏는 사랑>

뚜렷한 결말이 없어 짜증이 날 법도 한데 그냥 헛웃음이 나오며 다음 작품 또한 기다려지게 되는게 참으로 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