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와 운명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2
모리스 마테를링크 지음, 성귀수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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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부드럽고 강인한 인생을 의미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운명이라는 단어는 소설에서도 많이 접하지만 사실 지혜란 단어가 붙은 책 제목을 많이 접하지 못했기에 뭔가 어울리지 않는 듯한 두 단어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꽤나 의하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런 첫 느낌처럼 이 책은 결코 가볍거나 쉽지 않다. 모르지 않는 단어들의 배합이 머릿속으로 깊이 들어오지 않았던 것은 어떤 이유였을까....뭔가 굉장히 어려운 단어가 나와서도 아니고 뭔가 굉장한 거리감이 있는 듯한 글도 아니지만 일상적으로 많이 쓰는 단어가 아니기에 글을 읽으면서도 바로바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첫번째 곤역이었다. 그렇게 느껴지던 곤란함은 읽는 동안 차분함과 지혜, 숙명, 정의, 행복, 사랑이라는 단어에 대해 지금까지 느꼈던 감정과 이성의 앎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고 그저 단어의 정의로만 알고 있었던 다섯가지 단어들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방식으로 접근하고 사유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었던 책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고 이것을 다 이해했다고 자신있게 말하지는 못할 것 같다. 한번만 읽고 덮기에는 이해하지 못한 수많은 철학적인 물음들이 머리 언저리에 계속 남아있기에 다섯번 이상은 읽어야 어느정도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을까 싶은 책이었다. 그것은 내가 알지 못했던 분야의 어려운 용어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초반부에 일상 생활에서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이 주는 낯설움을 머리로만 이해하려고보니 차마 마음속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튕겨지는 듯한 느낌이 대부분이었는데 중반부를 넘기면서부터 뭔가 조금씩 적응이 되어지고 이 책을 이해하는 방법을 어렴풋이 알아지는 것을 느끼면서 나도 모르게 딴지를 걸고 싶은 감정을 조금씩 추스를 수 있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꿈꾸었던 이상적인 삶과 현실에서 느껴지는 비참함에서 오는 괴리감이 인간의 내면을 움직이는 지혜, 숙명, 정의, 행복, 사랑이라는 단어가 먹고 살기 만만한 사람들의 언어 유희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나 또한 이 책의 초반을 읽어나가며 '이런 말장난 같은 문장으로 철학적인 사유를 하라는건가...'라며 문장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었다. 이미 지혜보다는 이성에 너무도 길들여져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어하지 않는 내 자신을 발견하면서 글을 대하는 태도가 어느정도 바뀌었지만 그래서 그랬는지 한번만 읽어내고 끝내기에는 이 책을 도저히 이해했다고 말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아무리 사랑해도 사랑이 채워질 수 없듯 정신적으로 아무리 성장해도 의식은 채워지지 않고, 의식을 아무리 연마해도 정신적 성장에는 다함이 없습니다." 이 책을 이해하는 열쇠로 적합한 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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