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뿔소를 보여주마

코뿔소를 보여주마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4월

나라가 우리를 죽였다!

시국사건에 얽힌 복수 이야기 <코뿔소를 보여주마>

공안부 검사 출신 변호사 장기국이 실종됐다가 살해되는 일이 발생한다. 뒤이어 검찰 출입기자인 백민찬 기자가 실종되고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의 무력앞에 아버지를 잃은 형사와 학생운동을 하다 죽은 애인을 가슴에 품은 범죄심리학자, 힘든 유년시절을 견뎌낸 검사가 뭉쳐 사건 해결에 뛰어들게 된다. 무엇하나 공통점도 없고 제각각인 그들이지만 이 사건이 26년 전의 새벽회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우리는 이러한 내용을 다큐나 영화로 만나게 되곤한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권력에 선량하고 무고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어진 이야기에 더욱 분노하게 되는 까닭은 그들이 바로 우리 곁에 존재하는 보통 사람들이기에 그럴것이다. 작가가 이야기한 것처럼 불편하고 참담한 마음은 소설을 읽는 내내 계속되었고 그것이 대한민국 곳곳 어딘가에 눈가려진채 버려진 진실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국민을 지켜야 할 공권력이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국민을 향해 돌아왔다면 그에 대한 복수는 정당한 것일까? 란 물음에는 당연한 결과라는 인지상정의 마음이 들지만 반대로 그것으로 괜찮겠냐고 묻는다면 많이 망설여지게 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이야기는 흥미롭게 읽고마는 내용이 아닌 읽는 내내, 다 읽고 나서 마음이 굉장히 무거워짐을 느끼게 되는데 마치 닿을 수 없는 실체에 맞서는 느낌마저 들기에 무기력함이 깊게 스며들었던 것 같다. 불편한 진실, 착찹한 마음, 어느 시대나 되풀이되지는 현실 앞에 그저 무거운 한숨을 토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