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라는 적

에고라는 적 - 인생의 전환점에서 버려야 할 한 가지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4월

인생의 전환점에서 버려야 할 한 가지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지우고 싶은 순간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나의 모습이 어떻게 보였을까란 생각이 아찔한 기억으로 되새겨져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내 경우에는 여러 사람들 앞에서 '이건 나니까 할 수 있는 일이야~' 란 뉘앙스를 풍기며 잘난체 했을 때의 기억이 부끄러움으로 남아 두고두고 잊혀지질 않던 경우가 있었다. 적잖은 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어린아이의 행동과 다를 바 없었던 자아도취로 인해 몇날 며칠을 잠을 못이룰 정도로 후회했던 기억이 있다. 상대방에 눈에 비친 내 모습이 얼마나 초라했을까란 생각을 넘어 시간이 지나자 내 도취감에 젖어 내뱉었던 말이 현실로 돌아보았을 때 부끄럽고 가치없는 말로 여겨져서 '겸손' 이란 것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던가를 되새겨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뒤로도 '겸손' 이란 단어에 대해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분위기에 휩쓸려 자제력을 잃곤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처음 '겸손' 의 중요성에 잠 못 들던 날의 깊은 깨달음과 반성이 있어 그 뒤로 이어지던 상황에서도 분위기에 덜 휩쓸려 그나마 자제를 하게 됐었다는 것을 떠올리면서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이지만 얼마나 중요한 교훈을 나에게 주었는지 상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에고라는 적> 은 열망/ 성공/ 실패 라는 3가지 장으로 나뉘며 이 3가지에 대해 저자는 '나쁜 습관이 붙어버리기 전에 에고를 억누르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이고, 성공했을 때 에고의 여러 유혹을 겸손과 규율로 대체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운명이 불행으로 기울 때 실패라는 암초에 좌초되지 않도록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과 불굴의 인내심을 기르기 위해서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저자가 말하는 것에 꽤나 혼란스러움을 느꼈었다. 그도 그럴것이 무수히 쏟아지는 자기계발서와 자아에 대한 서적들에서는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라고 그래야 성공으로 가는 길로 들어설 수 있다고 말하고 있으며 내 자신은 지구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존재이며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라고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진리인 것처럼 생각하며 살아왔었는데 저자는 이 책에서 그것을 뒤엎는 말들을 쏟아낸다. 심지어 수 많은 육아서에서도 아이를 자신감 있게 키우라고 하지 않던가? 많은 부분에서 우리는 나 또는 내 아이에게 남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하고 남보다 우월한 입지에 있을 때 자신감을 얻어 모든 역경도 헤쳐나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는데 그 자체가 나쁘고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는 한가지가 빠져있었다는 사실을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자신감 있는 삶, 내 자신을 사랑하는 것 모두 삶을 살아가며 빼놓아선 안되는 중요한 것들이지만 그런 내 자신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자제력을 잃고 세상의 중심이 나인것 마냥 행동하는 것에 대해선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로 그런 행동들이 에고가 좋아하는 것들로서 깊이 깨닫지 못한다면 지금 깨달아 당하는 창피함과 부끄러움보다 더한 고통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것을 역사속에 수 많은 인물들의 인생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에고에 잠식당한 인생과 에고를 거부하며 더 큰 것을 이루어 냈던 인생을 통해 겸손과 에고는 다른 말이 아님을 알게 되었던 소중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