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생각
윤태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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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또 다른 노무현의 이야기
그의 희망과 절망, 삶과 죽음을 다룬 최초의 소설




비주류 대통령 임진혁.
비주류 대통령 대변인 진익훈.
야당은 그들을 비주류라 불렀다.
시대를 역행하며 영악하게 모으지 못했기에,
권력의 속성에 빌붙지 않았기에, 나라가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랬기에,
그들은 순진한 비주류였다.

언젠가 노무현 대통령 측근이 쓴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대통령 임기 반이 지나면 사람들이 서서히 등을 돌리게되고 무슨 말을 해도 반응이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이야기는 대통령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소외되고 외로운 것이었겠는가란 생각에 대통령의 자리가 얼마나 외롭고 고독한 자리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었다.
생각이 같아 같은 길을 가고는 있지만 언제까지나 그들과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는 생각은 그저 한낱 욕심일 뿐이라는 것을 왜 모를것인가. 하지만 알고 있으면서도 하나 둘 자신한테 등을 돌리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면 아무리 심지가 굳다고해도 쓸쓸한 마음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떠나가는 자들에 대한 안타까움, 남겨진 자들에 대한 미안함....

모든 결정에는 찬반이 따르기 마련이고 그것이 정책과 정치적으로 얽히게되면 감정이 격해지는 양상을 자주 볼 수 있지만 솔직히 나는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이야기를 하는 정치인들을 종북좌파라고 싸잡아 비난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미국에는 굉장히 우호적인 반응이면서 같은 반응이라도 북한으로 향하면 극도의 날이 서 격한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런 상황을 보면 일단 밑바닥까지 너무 슬프고 아픈 마음이 든다. 아직도 우리는 이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의 뜻을 왜곡하여 생각하기 때문에 국민간의 통합이 언제까지나 부제중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그저 너무 슬플 뿐이다. 우리가 떠안은 과제 중 이념을 통합하는 것이 제일 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오래된 생각> 이란 소설이 남다르게 다가왔던 것 같다.

나라를 위해, 민족을 위해라는 구호는 그저 내 지역, 내 당의 승리라는 원초적인 촛점에만 맞춰지는 모습에서 손안에 잡고 있던 희망마저도 놓게 되어버리는 현실을 언제까지 국민으로서 지켜보게 될 것인가......

이야기는 임진혁 대통령과 진익훈 대변인의 이야기로 이름만 낯설게 다가올 뿐 소설을 읽으면 그들이 누구인지 대번에 알 수 있는데 그들이 차마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 우리가 이해하지 않으려했던 이야기들을 마주하는 시간이라 온전한 정신으로 글을 읽어내려가기가 무척 힘들었다.


바보라서, 힘 약한 바보들을 지켜줄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던 바보의 이야기.

이 책은 그런 바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들이 선출된 권력을 흔들고 있습니다. 그게 이 나라의 현실입니다." p202

"자기들 나라, 자기 군대 작전통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를 만들어놓고, 나 국방장관이오, 나 참모총장이오, 이렇게 별들 달고 거들먹거리고 말았다는 얘깁니까? 그래서 작통권 회수하면 안 된다고 줄줄이 몰려가서 성명 내고, 자기들이 직무유기 아닙니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p246


"한마디만 하자, 너 정치 오래 했잖아. 잘 알 텐데..., 세상 모든 권력투쟁은 정치야. 정치라는 게 뭐야? 종합예술이다. 민주주의는 뭐냐? 여론정치야. 그러면 이 시대에 권력을 가지려면 여론을 얻어야 돼. 결국은 여론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쪽이 승리하고 권력을 쟁취하는 거지. 자신만 믿지 말고, 또 다른 엉뚱한 곳에 기대지 말고, 여론을 가져야 돼. 이런 사태를 만들지 않으려면 여론을 얻었어야지. 그 수많은 시간 동안 너의 대통령과 정권이 한 일이 뭐야? 여론을 하나하나 팽개치는 일 아니었냐? 결국은 여론이야. 그 여론을 얻기 위해서는 악마와도 손을 잡아야해. 그것이 정치야!" p.309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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