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일을 하는가? - 인문학으로 통찰해 본 직장생활
서기원 지음 / 렛츠북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왜 일을 하는가?

내 삶의 보람을 느끼려고, 뭐라도 해야하니까,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벌어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

아마 누군가 왜 일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쏟아지는 답들 또한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다양하다고해도 정말로 일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면서 하루하루 감사함으로 충만한 삶을 직장에서 보내고 있는 사람은 아마 몇 안될 것이다.

<나는 왜 일을 하는가?> 란 책을 보았을 때 오랜 워킹맘을 접고 일년여의 공백기를 가지면서 이제 다시 슬슬 일을 해야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에 앞서 들게 되었던 책이었다. 회사를 그만두기 직전까지 엄청난 스트레스와 힘듦을 겪었던 나로서는 일을 해야하지만 다시 일을 시작하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일을 하는 것이 힘이 들까? 나만 그런 것일까? 다른 사람들은 힘들어도 자기 컨트롤을 잘해가면서 일을 하는데 나는 유아도 아닌데 왜 이리도 감정 조절이 안되는 것일까...'

참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하루하루가 우울한건 둘째치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삶의 의욕마저도 잃어버려 숨이 막힐쯤에 회사를 그만뒀다. 회사를 그만두면서도 그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바로 꼬박꼬박 들어오던 '돈' 이 아쉬워 그만둬야지....하다가도 나만 힘든게 아니니 조금만 더 버텨보자...하면서 하루하루를 이어나갔었다. 그렇게 몇년을 살면서 과부하가 쌓인걸 외면하고 살았더니 결국엔 터져버렸다. 일어나 출근하고 하루종일 정신없이 일하다 퇴근하면 여유없이 집안일에 육아에 편하게 숨을 쉴 여유가 없으니 지금보면 미치지 않은게 용하다 싶을 정도다.

아마 겪은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그게 얼마나 숨막히는 고통인지....

그래서 이 책을 읽어가며 참 많은 것을 공감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모든 것을 바꿔서 생각하고 있었던거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거라고, 아이 양육비에 내 노후자금은 모아놔야 말년에 맘편히 살 수 있을거라고 다짐하면서 전혀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전도사들로부터 오늘 하루도 즐겁게! 일이 얼마나 즐거운지 스스로 보람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피부로 와닿지 않는 강연말을 머릿속에 꾸역꾸역 집어넣으며 '그래 인생이란 이렇게 사는거지 뭐...' 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또 다잡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그 효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 왜? '일이 행복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 는 것을 늘 반대로만 생각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잠깐의 휴식 시간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끊임없는 무언의 압박과 불안감을 받으며 사는 직장인들...나조차도 늘 그렇게 직장생활을 해왔다.

위에 '일이 행복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 라는 말은 우리가 머릿속에 넣어두었던 생각과 반대 개념으로 문장을 눈으로만 보면 '뒤집으나 안뒤집으나 그게 그거네'​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것은 우리가 놀이를 제대로 즐길 줄 모르기 때문에 일에 대한 중요성조차 깊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미이므로 일에만 매달리며 살아왔던 삶을 돌아보고 내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 하고 싶었던 여가 생활등을 오롯이 즐기는 시간을 배분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많은 공감이 갔다. 나 또한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것이 '마음의 여유가 없다' 라는 말이었다. 하루종일 나를 위한 시간없이 회사와 가정을 전력질주했으니 주말이 다가오는 주중엔 '이번 주말엔 가까운 곳에가서 바람이라도 쐬어야지!, 가까운 산에라도 올라가야지' 싶다가도 막상 주말에 되면 만사 귀찮아 널부러져 있기 일쑤였던지라 사람이 여유없이 쫓기는듯한 삶을 살면 얼마나 피폐해질 수 있는지 충분히 느껴봤던 시간이었기에 저자가 하는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내가 가장 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는데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직장인이라면 아마 백퍼센트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글이 아닐까 싶다. 거창하게 이렇게 하면 삶의 질이 더 윤택해지고 즐거워 질 수 있다라든지 일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을 찾으려고 노력해보라든지하는 류의 글보다는 인간이 노동을 하며 힘들어하는 것을 객관적이고도 명료하게 파고 들어 읽다보면 반박의 여지가 없게 만든다. 일에 대한 인간의 고뇌가 담뿍 담겨있으면서 '논다' 라는 의미와 적절하게 결합되어질 때 인간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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