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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골 사람들, 최용신을 말하다
윤유석 지음 / 길위의책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기록과 증언으로 보는 소설 「상록수」실제 여주인공 최용신의 삶과 정신
심훈의 <상록수> 란 소설을 읽어보지 못하였기에 '최용신'이 누구인지 잘 몰랐다. <상록수> 란 소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읽어보질 못하였기에 소설 속 '채영신' 이란 인물에 대해서도, 그 인물의 모티브가 된 '최용신' 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었다. 그러하기에 소설을 읽어보기 전 <샘골 사람들, 최용신을 말하다> 라는 책을 만난 것은 최용신이란 인물을 여러 각도로 살펴보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 아닐까 싶었다.
최용신 (1909. 8. 12 ~ 1935. 1. 23)
함격남도 덕원 출생
식민지 수탈로 피폐해진 농촌사회의 부흥을 위해 농촌계몽활동으로 일생을 바친 독립운동가로 독립유공 서훈을 받은 여성 독립운동가 223명 중 한 명이다. "조선의 부흥은 농촌에 있고, 민족의 발전은 농민에 있다." 는 생각에서 농촌계몽운동에 헌신하였다.
간략하게 살펴 본 그녀의 일생을 보며 어떤 인물인지 더욱 궁금증이 일었다.
이 책은 최용신의 대한 기사와 기록, 샘골 주민과 샘골강습소의 학생, 교사 또는 후원자였던 샘골 사람들의 증언으로 바라본 최용신의 모습이 실려있다. 그들이 최용신을 어떻게 생각하였는지를 대화가 담긴 글로서 알 수 있는데 당시 후원자였던 염석주의 증언을 보면 "어떤 날 얼굴이 얽은 신여성 하나가 부인 몇 사람과 같이 찾아와서, 자기는 지금 샘골에 있으면서 이 지방을 위하여 적은 힘이나마 바쳐 보고자 하니 잘 지도 협력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사회의 풍파를 많이 겪었 쓴맛 단맛을 다 맛보아서, 무엇을 한다는 사람들에게 아주 실망을 한 참인데, 더구나 세상을 모르는 젊은 여자 하나쯤으로 무슨 큰 기대를 할 수 있겠어요? 그저 내 지방에 와서 일한다는 사람이라니 대접 상 어련무던히 해 보냈습니다마는, 실상 내 속마음으로는 날고 기는 놈들도 농촌에 와서 실적을 못 내는 이 시절에 너 같은 계집애가 무엇을 해보겠다고 그러느냐 하는 경멸을 던졌었어요." p42 그의 속 마음을 통해 처음 최용신이 샘골 마을을 찾았을 때 사람들의 냉담한 반응이 어디에서 기초했는지 알 수 있다. 당시는 여성에게 배움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 염석주의 증언처럼 남자들도 해내지 못한 일을 여자인 몸으로 해낼 수 없을거라는 비관적인 전망과 그간 농촌계몽운동을 지켜보며 맛보았을 실망감이 사람들의 인식 속에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랬던 사람들도 최용신이 직접 더 많은 배움을 알리기 위해 강습소에 직접 회벽을 바르고 논에 들어가 거머리가 달라붙는 와중에도 일을 도와주는 참된 모습을 보면서 동화되기 시작한다. 말로만 하는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온몸으로 보여주는 모습에 사람들이 감동하고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만큼 먼저 솔선수범하기가 쉽지 않은 것임을 사람들은 알기 때문일 것이다. 당시 최용신은 5대 명문 여자사립학교인 루씨여자고등보통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으며 "중등 교육을 받은 우리가 화려한 도시 생활만 동경하고 안일의 생활만 꿈꾸어야 옳을 것인가, 농촌으로 돌아가 문맹 퇴치에 노력해야 옳을 것인가." 라는 고민에 대한 답으로 농촌계몽운동을 전개하기로 한다.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하고 있던 농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운동인 농촌계몽운동. 당시 농촌은 1920년대 일본의 '산미증식계획'에 의해 쌀 생산량은 늘어났지만 일본에 의해 수탈되어 먹고 살기가 더욱 힘들어진 상황에 놓여 있었다. 최용신이 농촌계몽운동에 뜻을 굳힌 것은 미래를 위하면서 실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온몸을 아끼지 않는 농촌계몽활동을 하던 최용신은 각기병의 재발로 1935년 1월 23일 숨을 거두고 만다. 당시 조선시대에서 바라보았을 때 안타까운 죽음이 아닐 수 없다. 소설과 달리 그녀의 이야기를 증언과 기사로 통해보는 이야기라 <상록수> 를 읽기가 더욱 수월하지 않을까 싶다. 역사적 시대 상황과 농촌의 상황을 알 수 있었고 자칫 모르고 지나칠 수 있었던 위대한 인물을 알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