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시험 - 대한민국을 바꾸는 교육 혁명의 시작
이혜정 지음 / 다산4.0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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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언젠가 교실 모니터로 조회를 할 때 너무 졸립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더랬다. 다른아이와 비교하자면 늦게 자는 편이니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수업시간엔 졸립지 않은지 궁금증이 생겼었다. 그래서 수업시간엔 졸립지 않냐고 물었더니 가끔 졸릴때도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는데 딸아이의 말을 들으며 한귀로는 수업을 들으며 아마  이따금씩 많은 생각을 하겠지 싶었다. 최근에 나누었던 딸아이와의 대화를 이 책속의 MIT 미대어랩에서 했던 실험이 담긴 그래프를 보면서 그대로 이해가 되었는데 MIT 미대어랩은 한 대학생에게 검사 장치를 붙이고 일주일동안 교감신경계가 언제 얼마나 활성화되는지를 기록하는 실험인데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된다는 것은 각성, 집중, 흥분, 긴장등이 증가된 상태를 말하며 반대로 불활성화된다는 것은 각성이 거의 없는 상태 한마디로 멍때리는 상태를 일컫는 것이라고 한다. 실험 결과가 나타난 그래프를 보면 학생이 실험을 하거나 숙제, 공부를 할 때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는 반면 학생이 수업을 받을 때와 TV를 볼 때 불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프를 보면서 굉장히 놀랍기도하였지만 한편으론 우리가 공부해오면서 수업시간에 누구나 느꼈을 그런 멍한 상태에 대해 바로 공감과 수긍이 가지 않았을까 싶다. 그 느낌을 알았기에 나는 MIT 미디어랩 그래프를 보기 전에 딸아이가 말했던 그 느낌이 무엇인지 알았기에 수업시간엔 졸립지 않냐는 물음을 건넸던 것이었는데 이 그래프를 보면서 명확해짐을 느꼈다. 나는 작년에 EBS 특별기획 <시험> 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었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유대인의 하브루타식 강의를 듣기도 하였기에 아이들이 토의토론을 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조금씩 인지하고 있었지만 정작 딸아이 학교의 공개수업시간에 모둠끼리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육계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구나...라며 조금은 흐뭇하게 생각했었다. 책을 읽으면서 주입식 교육을 모둠형식의 토의토론 형식으로 겉포장만 했을 뿐 근본적인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조금은 변해가고 있다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에 또 한번 실망하게 되었다. 대한민국 교육계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요점과 정곡을 찔러가며 풀어주고 있는 교육 현실을 바라보고 있으니 자식을 가진 부모로서 암담한 마음만 들게 됐다. 이대로는 안되니 바꿔야한다고 많은 목소리가 한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은 시행되기 어렵다는 뜨뜻미지근한 반응만 애둘러 돌아올 뿐 어영부영 시간은 가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우리 아이들은 경마장의 경주마처럼 한곳만 보며 가성비 떨어지는 뜀박질만 힘겹게 계속 이어가게 될 것이다. 교육계가 변해야한다는 이야기는 비단 오늘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때와 아이가 학교를 다니는 지금 상황을 비교해보아도 주입식 교육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니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시험> 이란 책에서 서울대 상위권 성적의 학생들과 미국의 명문대학 상위권 성적의 학생 수업태도를 비교했던 것이 지금까지도 굉장히 충격으로 남아 있는데 미국의 명문대생들은 반론을 제기하면 교수가 수용하기도하는 매우 유연한 사고방식을 볼 수 있는 반면 서울대에서는 교수의 생각에 반론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고 있다는 지적이 대한민국 교육계의 현 상황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어 매우 씁쓸하게 다가왔었다. 학생들의 필기하는 방법에도 굉장한 차이를 보였던 것을 비교했을 때 도대체 어디서부터 뜯어고쳐야할 것인지 암담한 생각까지 들었었는데 아이를 가진 학부모가 되고보니 이런 대한민국 교육에 내 아이를 맡겨도 되는 것일까에 대한 끊임없는 의구심과 회의가 들었다. 책을 보고 있으니 그대로 순응하며 학교를 졸업해가는 것도, 다른 학교로 가겠다고 떼를 부리는 것도 모두 다 굉장한 고민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였다. 이미 이만큼 돌아와 얼키고 설킨 실타래처럼 되어버린 교육계를 바라보며 어디를 뜯어고칠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려도 제대로 된 교육을 만들어가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 내 아이를 위해서, 대한민국의 흥망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더욱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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