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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0
와타야 리사 지음, 정유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7년 1월
평점 :
오래전에 읽어 가물거리던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을 다시 만났다.
책을 읽은지 벌써 십년도 넘었기에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읽어내려가다
순간순간 멈칫하게 된다.
잊고 지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예전에 느꼈던 감정이
그대로 떠올랐다.
크게 모나지 않은 성격인 하세가와.
하지만 하세가와는 '나머지 인간' 이다.
과학실험시간 5명의 조로 이뤄진 팀 구성 어느쪽에도 끼지 못한 채
3명으로 구성된 팀에 얼결에 떠밀려 앉게 된 하세가와.
그런 하세가와처럼 '나머지 인간' 인 니나가와의 첫 만남.
니나가와가 과학시간에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패션잡지 모델을
계기로 둘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러 사람과의 관계를 좋아하지 않는 하세가와와 그녀의 단짝이지만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원했던 키누요와의 엇갈린 생각으로
하세가와는 '나머지 인간' 이 되었다.
이 책을 읽었을 때 하세가와의 모습이 낯설지 않게 다가왔었다.
여러명과의 관계를 원하지 않았던 하세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느꼈을 절대적 친구 관계가 주는 의미를
절절하게 느낄 수 있었다.
십년 전에 이 소설을 읽었을 땐 마음이 아프다기보다 약간 화가
났었던걸로 기억한다.
쓰린 마음은 있었지만 왠지 민낯을 내보인 듯한 기분마저 느껴져
울적함을 어찌할 수 없었더랬다.
하세가와를 보며 너무 감정 이입된 나머지 반대로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던지라 나의 현실과 오버랩되는 부분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걸로 기억한다.
다시 읽게 된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은 여전히 아련하고 씁쓸함을
떨쳐버릴 순 없지만 지금 보니 외떨어져 겉도는 듯한 느낌보다
그런대로 멋있고 좋다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친구들과의 미묘한 감정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는데
지금 되돌아보니 그 시절이었기에 느낄 수 있었던 감정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