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이재명을 만났다

어느 날 이재명을 만났다
최인호 지음 / 씨스케이프(이맛돌) / 2016년 12월

대선후보를 염두해 둔 발언이라는 말에 개의치 않고 그의 행보를 눈여겨 봤던 것 같다. 국민들 대신해서 속시원한 말 빵빵 내질러 주고 한여름 땡볕에서 단식투쟁을 불사할 정도로 신념이 확고한 사람. 대선후보에 나오기 전까지 그에 대한 하루하루 더해가는 신뢰에 가슴이 찡하기도 했었다. 그러다 대선 후보로 출마한다는 선언 후 그의 행보를 지켜보며 그전과 같은 발언, 행동에 내 시선이 달라짐을 느꼈다. 대선후보이기 전과 대선후보로 출마한 후의 나의 심경 변화. 그동안 입바른 소리하며 국민들 구슬려 뒤에서는 얼토당토않은 짓거리를 일삼았던 분들의 국민 대리인이라기보다는 권력자라는 탐욕스러운 모습에 당할만큼 당했다는 생각이 그를 울타리 밖에서 바라보게 되는 시선을 만들었던 것 같다. 그동안 그가 걸어왔던 길은 물론 앞으로 대선까지 남은 날에 대해 더욱 눈여겨 지켜봐야하는 까닭은 우리가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대에 처해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서두에는 저자가 이재명이 2016년 10월 29일 청계 광장에서 했던 연설을 들으며 조용하고 비겁하게 살기로 마음먹었던 자신을 끌어올리게 되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애둘러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도, 둥글둥글한 표현으로 이야기하지 않는 그만의 방식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그런 사람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에 굽히지 않는 당당함과 자신만만한 표정, 그리고 발언들 때문에 처음 그를 향해 바라보게 됐었던 것 같다. 처음 <어느 날 이재명을 만났다> 라는 책이 이재명에 대한 낯간지러운 글들로 채우고 있지는 않을까? 경계하는 마음이 들었었다. 대선이 가까워오며 대선 후보들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서점가를 점령하고 있는 정치인들의 이야기조차도 고운 시선으로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임을 알고는 있지만 그것조차 고운 시선으로 바라봐지지 않는 세상, 지금 우리는 그런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속상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그런 마음으로 책을 한장한장 읽어보며 기득권, 기회주의자들의 역사까지 한꺼번에 만날 수 있어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달고 시작했던 권력 지배자들이 역사속에 묻혔지만 그것은 영원히 묻혀질리 없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그가 성남시장으로 있으면서 생각하고 실행했던 정책에 온전한 동의를 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옳은 선택이고 결정이었다는 것에 많은 시민들이 만족한다면 그것 또한 개혁이리란 생각을 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역사이야기를 하는 것은 시대적 착오일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얼마나 잘 올바로 잡아가려고 노력하는가가 그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에 그가 앞으로 걸어갈 행보에 더 관심을 가져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