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드의 영역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이규원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모나드 : 세계의 구성 요소로, 모든 존재의 기본적이고 궁극적인 실체를 뜻하는 라이프니츠의 용어.


어느 날 강변 둔치에서 여성의 한쪽 팔이 발견되고 손으로만 살펴본 팔은 150센티의 키에 살이 찌지 않은 몸매, 손목부터 손가락까지 활동량이 많은 일을 직업으로 하는 스무살 가량의 여자라는 추측만을 단서로 조사를 하던 신이치. 한쪽 팔이 발견되고 공원 풀숲에서 여성의 한쪽 다리까지 발견되기에 이른다. 그리고 며칠 후 아트베이커리에서 동물 모양으로 빵을 굽던 남,녀 아르바이트생이 잠깐 유럽 여행을 가는 기간을 대신해 아르바이트를 해주던 구리모토군이 강변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한쪽 팔 모양의 베어커리를 만들고 그것을 우연히 본 미대 교수 유이노가 칼럼을 쓰면서 기괴한 모양의 한쪽 팔 바게트는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한다. 책을 읽으면서...한쪽 팔이 발견된 것에 묶여 기막힌 추리 소설을 기대하고 있었던 나로서는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왜 멀쩡하던 유이노 교수가 느닷없이 사람들에게 신의 노릇을 해대는지 의아했었다. 유이노 교수는 사람들에게 '신'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것일뿐 자신은 하나님도 아닌 그 어떤 신도 아니지만 우주를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았노라고 말한다. 그런 유이노 교수로 인해 한바탕 난리가 나게 되고 그런 유이노 교수를 이용해 종교를 세우려고 접근했던 사람이 쓰러진 일을 계기로 유이노 교수는 법정에 서게 되고 검사의 질문에 답하는 유이노 교수의 대답은 우주를 창조해 낸 자신은 인간이 생각하는 어떠한 것으로도 설명할 수가 없음을 들며 라이프니츠, 스피노자, 토마스 아퀴나스 등이 했던 종교나 철학적 생각을 이야기하는 장면에서는 다소 이해가 가지 않아 몇번을 다시 읽어보게 됐던듯하다. 아무래도 신에 대한 인간이 정해놓은 영역 때문에 종교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법정에서 나온 후 생방송에 출현한 유이노 교수는 일본의 무종교를 질타하며 생각하기를 멈춰버린 일본인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며 역설하는 출판사장에게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인간들은 늘 기도할 대상을 갈망하고 있어. 될수록 많은 사람들과 함께 기도할 수 있는 대상을 갈망하지. 그래서 전 세계 사람들이 자기랑 똑같은 대상에 기도하기를 바라며 전쟁을 벌여. 자기들과 같은 신을 믿는 자가 아니면 '너희도, 너희의 신도 다 죽어버려!'하며 서로 죽고 죽이지" 란 말을 내뱉는다. 기대되는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추리 소설이 아니라 강변에서 발견된 한쪽팔과 다리로 인해 초반부터 생각의 틀에 갇혀있었던 나로서는 소설의 막판에 도달했을 때야 비로서 이 세계와 또 다른 세계의 연결끈이 다리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순간 두개의 달이 떠오르며 IQ84가 떠오르기도했는데 전혀 예상했었던 이야기가 아니었던지라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한계점은 끝까지 알 수 없었지만 뭔가 인간의 영역을 벗어나 유이노 교수안에 빙의된 GOD의 눈으로 인간을 바라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GOD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이란 어리석고도 나약하며 간사하고 잔인하지만 GOD는 그런 인간의 모습을 끌어안고 모두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다. 작가는 결말을 내고 있는듯하지만 독자인 나는 열린 결말이 되어 한참을 생각 속에 머물러 있어야했다. 전혀 예상하지도, 기대하지도 않았던 내용이었지만 책을 펴면 덮을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