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청소년판 4 - 제2부 민중의 불꽃
조정래 원작, 조호상 엮음, 김재홍 그림 / 해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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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대하소설 태백산맥 청소년판 4.

제 2부 민중의 불꽃


제 1부 한(恨)의 모닥불 3권을 지나

제 2부 민중의 불꽃 4권이 시작됐습니다.

4권은 술도가 정사장이 서운동에게 술도가와 논을 팔아 넘기게 되면서

정사장의 땅에 소작을 하던 소작농들과의 마찰로 그 시대 가장 밑바닥에서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는 인생을 살며 억울하고 설움을 받아야하는

소작농들의 참담한 생활상을 볼 수 있어요.

없이 살며 가진자들에게 굽신거려야하는 삶을 살아가야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천대와 멸시보다 더욱 무서운 것은 바로 배곯는 일이었는데요.

남의 집 땅에 소작을 하며 근근이 입에 풀칠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이념과 사상보다는 배곯지 않고 하루를 버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지요.

없이 사는 소작농들에게는 친일파와 미군정제 속에서 살아남은 기득권 세력이

판을 치는 세상이 아닌 모두가 인간답게 대접받으며 배곯지 않는 세상이

열리기를, 그런 세상이 오기를 바라게 되지요.

4부는 그런 소작농들과 지주들의 이야기에요.

 

 

염산진은 산 속에 있는 고요한 마을 율어의 지리적 특성을 이용해

그 곳을 해방구로 삼아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난리통에 지주들이 거둬들이지 못한 쌀을 민가에 나눠주어

민심을 얻고 그런 민심을 심리전으로 이용하는 염상진.

뜯어먹을게 없어 먹을거리도 마땅치 않은 소작농들에게는

염상진의 그런 행동이 고맙기만하지요.

이윽고 그런 소문은 여기저기로 흘러가게되고 염상진은 공산당, 빨갱이로

치부했던 사람들에게 미묘한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염상진과 심재모의 한번의 대치 이후로 염상진 부대는 벌교로 내려가

지주들의 쌀을 빼앗아 마을 사람들이 나누어 먹으라는 글과 함께 횡계다리에 놓고

그 일로 민중들의 배곯음은 한목소리가 되어 지주들과 심재모에게 돌아오지요.

심재모는 염상진의 심리전에서 패하며 쌀한톨이라도 더 가지려는

지주들에게 환멸을 느끼게 됩니다.

 

 

광복 후 제대로 된 개혁이 일어나지 않은 체 이승만과 미군정이 들어서며

​일제시대 친일파 앞잡이를 했었던 순경들이 경찰이 되어 민중들 위에

군림하게 되면서 일본이 망해 물러갔지만 가진것 없는 일반인들에게는

일제시대와 별다를 것 없는 생활의 연속이 되고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그대로 놔둔 체 정치적인 이유로 빨갱이로 몰아붙이고 그 과정에서

죄 없는 많은 인명이 살상되는 것을 보며 국민으로서 참담함이 느껴졌습니다.

국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리더는 결국엔 독재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그동안의 역사를 보면서도 잘 알 수 있는데

정치적 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겁주고 죽여 발아래 두려는 것은

일본인들이 조선인들에게 했던 짓과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드넓지만 척박하여 꼬막밖에 나오지 않고 그나마도 소작으로는 제대로 된

풀칠이 어려워 아낙네들은 뻘에 담그는 발이 꼬막으로 긁혀

상처투성이 되어도 살기 위해 억척을 떨어야하는 모습을 생각하며

염상진은 드넓은 바다가 못내 슬프기만 하지요.

 

 

어렵지 않게 자란 심재모는 순찰을 돌던 중 술찌개를 먹고 취한 아이를

보게 되고 먹을 것이 없어 결국엔 개,돼지에게 주는 술찌개까지 먹는 민중의 생활에

깊은 회의감을 느끼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저 때나 지금이나 놀라운 성과의 산업발전과 경제발전에도

불구하고 지금 생활에서도 분명 악랄한 지주들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자본주의라는 이름으로 없는 자들을 더욱 옭아매고

이름이 다른것으로 둔갑하여 힘없고 돈없는 자들을 옭아매는 것은

지금도 변함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세상에 가끔은 회의가 들 때가 많지요.

없는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으며 국정을 농단한 초유의 사태를 보면서도

결국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이라는 인식이 다반사이지만

국민들의 분개함은 배곯고 살아갔던 소작농들의 그것과는 다른 불씨로

되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배곯지 않고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그때보다는 비교할 수 없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비교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은 지배층의

생각, 사고방식 인것 같습니다.

사회적 신분에 인간적인 욕심을 교묘하게 감춰 살아가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지 않고 정치적인 이유로 피하지 않은 체

우리들에게 있는 그대로 다가오는 태백산맥.

'그동안 내가 학교에서 배웠던 것이 무엇이었던가?'

1권을 펼치면서 저는 이 생각을 거둘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한권 한권 더 늘어갈 수록 이 생각은 더욱 강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학창 시절 국사 선생님께서도 말씀해주시지 않았던 내용들에

참담한 기분마저 들었는데요.

그러하기에 청소년들이 이 책을 꼭 봐야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공부보다는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아는 것이 더 중요한 이유를

이 책을 보면 확실해지는게 그 이유일 거에요.

책을 보며 느끼는 아픔, 참담함, 분노등이 섞인 감정으로

책을 덮고도 한참동안 마음을 추스르기가 힘든 감정을 느끼며

생각이 많아지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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