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봐, 나한테 왜 그랬어
김현진.김나리 지음 / 박하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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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봐 나한테 왜 그랬어> 제목만 보면 삼류 막장드라마에 나오는 대사 중 하나처럼 들린다. 한 남자만을 바라보았지만 헌신짝처럼 버리고 돌아서버린 남자를 향한 여자의 절규처럼 들려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했다. 이 책은 일면식도 없는 수미와 민정이 어느 날 잘못 보낸 카톡으로 연결되어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 형식으로 진행된다. 카톡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대화하는 형식인데 그 둘은 대한민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성들인지라 대화 속에 담겨있는 아픔, 상처들이 마음으로 전해져 공유할 수 있게 됐던 것 같다. 여자이기에 오래전부터 남자들 중심의 편리함에 맞춰져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삶에 세뇌당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이 이 책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일면식이 없는 사람이어서 가까운 사람에게 고백하지 못한 체 전전긍긍 가슴속으로 묻어뒀던 이야기를 속시원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리라. 그러고보면 우리는 가장 가까이 있으며 얼굴을 자주 보고 사는 사람들에게 속깊은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 같다. 이것이 또 하나의 씁쓸함으로 다가오고 두 여자들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아픔 범벅이를 끌어안고 조용히 살아가라고 종용하는 듯한 사회 분위기도 씁쓸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것과는 대조적으로 카톡 형식의 독특한 이야기 전개와 결말이 신선하게 다가왔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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