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찾아 산티아고
정효정 지음 / 푸른향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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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찾아 산티아고​>

​내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 성스러운 순례자의 발걸음을 따라가는 여행....

'산티아고' 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고행, 순례자의 길...이

저절로 떠오르는데 하루 20~30km를 걸어야하는 고행길을

단지 물 좋은 남자가 많아서~ 라는 말만 듣고 가게 되었다면

과연 사람들이 순순히 그말을 믿어줄까?

아마 '이 여자가 나랑 농담따먹기를 하나?' 내지는

약간은 4차원적인 여자라고 생각할 듯하다.

저자의 아는 지인이 먼저 산티아고를 다녀오면서

 '괜찮은 남자가 많다'라는 말이

결정적이 되어 산티아고에 올랐다는 저자.

참으로 재미있고 기막히다.


먼저 접했던 산티아고 여행 에세이에서는 취준생의 하루하루의 삶이

힘들어 신문지에 꽂힌 시선을 따라 산티아고에 올랐다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고 작년에 읽었던 '와일드'라는 책에서는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힘들고 망가진 자신을 추스르고자 했던 마음이 PCT 여정에 담겨 있었다.

보통 사람은 지나간 것에 연연해하거나 앞으로의 미래가 불안하다거나

대부분 현재의 '나'에 만족하지 못해 순례길에 오른다.

작년 초에는 PCT를 갈망했었고 말에는 산티아고를 갈망했었던

나 역시도 뭔가 정체된 듯한 삶에 회의를 많이 느꼈었다.

대부분 순례길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인생의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삼고자하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해

저자의 조금은 가벼?워보이는 순례길 도전기가 그동안 보았던

다른 순례길과는 달라 오히려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볼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여러 생각들을 접하게 되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아무 근심,걱정 없이 묵묵히 걷기만함으로써 얻어지는

무한한 것들에 감탄하게 되면서 동경하는 마음으로 다가왔다.

자연은 사납고 조급한 마음을 거둬들이고

내 자신을 들여다 볼 여유없던 시간들을 느슨하게 되돌려 주었다.

바쁨으로 인해 흘려듣고 담아두지 못했던 것들을 비로소

오롯이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인생의 기억에 남겨지게 될, 그로 인해 삶이 더욱 탄탄해지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내가 될 수 있음을 나도 모르게

느껴갔던 것 같다.

산티아고를 막연하게나마 가고 싶은 마음이 있거나,

남자가 아닌 여자이거나,

반쪽의 짝에 대한 많은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 재밌게 읽을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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