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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너티
알리스 페르네 지음, 김수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원제 '우아한 과부들'의 <이터너티>
아르튀르와 쥘리 부르주아 사이의 다섯 딸 중에 하나였던 발랑틴이 쥘과 결혼하여 낳은 아들 앙리가 마틸드와 결혼하고...이렇게 대를 이어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소설은 대를 이어가는 여자들의 삶을 통해 그녀들이 사랑을 하고 힘겹게 아이를 낳고 낳은 아이를 잃어 슬퍼하고 평생을 함께했던 남편을 잃고...살면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통해 사람의 일생을 들여다볼 수 있는 소설이다. 소설이라기보다 여자의 일대기를 그린 이야기를 생생하게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지금 시대와는 맞지 않아 아마 요즘 여성들이 읽고 있노라면 정체된 체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들을 양육하며 자신의 모습은 없는듯한 모습을 살아가는 여성의 일생이 안타깝고 답답하게 느낄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그런 느낌이 없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시대와는 다른 시대였고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들이 그렇게 살아왔었던 것처럼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보며 그렇게 시대에 순응하며 살아갔었던 그들의 삶을 있는 지켜보며 변화하는 시대와 함께 변화하는 여성들의 사고관도 지켜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요즘 세상에 누가 그렇게 애를 생기는대로 낳을 것이며 아이들을 양육하는 것만이 최대의 행복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여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사회 복지 제도가 뒤따르긴 하지만 결혼은 물론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여성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앞으로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삶을 살아갈지도 모르게 된 지금, 그렇다고 그들에게 비난을 쏟아부을 수 있는 권리가 우리에게 있을까..싶은 생각이 들지만 이터너티를 보고 있자면 그 시대와 현 시대의 여성들의 삶이 엄청나게 변화한 것을 보며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가 느껴졌던 것 같다. 나도 전엔 결혼과 아이에 대해 꽤나 비관적이었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면 역시 엄마가 되었다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명감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지금의 현실과는 맞지 않아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지더라도 여성이기에 순수하게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이 책을 보면서 느껴졌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