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후테후장에 어서 오세요

테후테후장에 어서 오세요
이누이 루카 지음, 김은모 옮김 / 콤마 / 2016년 10월

테후테후장이라는 이름이 기묘하게 다가오는 <테후테후장에 어서 오세요>

그림과 제목이 주는 따뜻함과 기묘함이 내가 이 책을 접하며 처음 느꼈던 느낌이었다.

<테후테후장에 어서 오세요>는 보증금은 물론 관리비도 없이 그저 한달 월세 13,000엔의 방두개와 부엌의 2K 구조인 테후테후장에 6명의 세입자가 들어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구직활동을 하는 1호실 다카하시 신이치는 매번 필기시험에서 떨어져 일용직 인력시장에서 하루벌어 먹고 사는 프리터이며 2호실 이다 미쓰키라는 전형적인 추녀로 모태솔로이다. 3호실 나가쿠보 게이스케는 여자를 등쳐먹는 사기전과자이고 4호실에 사는 히라하라 아키노리는 급성 백혈병에 걸려 파일럿의 꿈에 좌절한다. 5호실에 사는 마키 마유미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모든 불신하는 여성이고 6호실 요네쿠라 미치노리는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한 히키코모리로 테후테후장에 세입자로 들어온 6명은 모두 각자의 고민과 쉽지 않은 인생사를 담은 청춘남녀이다. 그런 그들에게 2K인데다 월세 13,000엔, 보증금은 물론 관리비도 없는 이렇게 싼 테후테후장은 분명 뭔가가 있는 곳일텐데 집주인은 세입자 6명에게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고르라는 입주조건을 달았는데 그것은 바로 그들과 함께 동거할 유령들의 사진이었던 것. 산 사람과 유령과의 기묘한 동거가 펼쳐지며 절망과 아무런 희망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나타난 유령들과의 유쾌하고 기막힌 동거이야기가 신선하고 재밌게 다가오면서도 그들의 고민과 가슴 아픔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일본 소설 특유의 긍정과 쾌활함을 느낄 수 있어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세입자들에게 나타난 유령들로 인해 내 삶에 대한 반성도 잠깐 해보게 되었던 <테후테후장에 어서 오세요> 추운 겨울날 읽기에 안성맞춤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