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줄도 읽지 못하게 하라 - 누가 왜 우리의 읽고 쓸 권리를 빼앗아갔는가?
주쯔이 지음, 허유영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모든 금서는 한 시대를 뒤엎을 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얼마전 듣고 있는 수업 시간에 5.16 쿠테타 설명을 듣다가 그 시대 고등학생 신분이었던 선생님이 민주주의 관련된 책을 몰래 사서 읽은 적이 있었다면서 대외적으로는 판매하지 않는 책이지만 비밀리에 서점에서 책을 구입해서 읽었다는 경험담을 들으며 그런 시대였었구나...란 생각을 들었었다. 그 시대는 노래는 물론 복장까지 검열되던 시절이었으니 사람들 마음속 동요를 일으키는 책은 말할 것도 없었으리라. 어렸을 적에 너무나 외설스럽다는 이유로 출판이 금지된 작가의 이야기가 한창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어린 시절이긴 하였지만 호기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으나 창작과 외설이라는 줄다리기가 오랫동안 지속됐었던 책이었기에 기억에 오래 남는다. <단 한 줄도 읽지 못하게 하라>는 금서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에는 사회 비판과 대중 선동으로 금서가 된 명작/ 권력층에 대한 비판과 풍자로 금서가 된 명작/ 자유로운 사상에 대한 통제로 금서가 된 명작/ 풍기문란이라는 누명을 쓰고 금서가 된 명작으로 나뉘어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작가와 그들의 삶, 그들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등을 알 수 있고 그들이 어떤 생각으로 작품을 임했는지에 대해 엿볼 수 있다. 정치적인 이유로, 풍기문란이라는 이유로, 일반적이지 않은 사상을 가졌다는 이유로 금서가 된 다양한 이유와 시대적인 배경을 보며 딱히 금서라는 규제는 없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 차이는 별로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본다면 금서가 된 이 책들이 던져주는 의미가 배가 되는 듯 하다. 책에는 명작에 손꼽히는 책들이 생각보다 많이 실려있다. 다양한 금서들을 통해 금서라는 측면에서 바라보게되는 명작을 우리가 알던 명작과 달리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이 주는 즐거움일텐데 그저 표면적으로만 알고 있거나 알지 못했던 내용들을 접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바라보던 명작들의 시선을 달리할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던 것 같다. 러시아혁명의 격변기를 살아나간 지바고의 삶과 사랑, 죽음을 다룬 '닥터 지바고'는 시인 파스테르나크의 강렬한 자의식을 표출하는 화신이라는 점에서 정부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거절을 지시했다는 점은 놀랍게 다가오기도하였지만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국민으로서 반대로 크게 놀랄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하였는데 이것이 단지 그전에 일어났던 일임을 감안할 때 한참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비선실세로 굴림하며 검열아닌 검열을 했던 장본인이 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지만 어딘가에는 곳곳에 검열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져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을 생각하니 씁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소개되었던 작품 중 '롤리타'는 흔히 성인 남성이 느끼는 변태적인 성욕에 대해 많이들 생각하고 있고 나 또한 그로 인해 왜곡된 성욕으로 인식하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다른 관점으로 접근 할 수 있었는데 최근 멘부커상을 받으며 찬사를 받았던 '체식주의자' 역시 글에 대한 독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점이 떠올라 흥미롭게 읽게 됐던 것 같다. 대부분 성에 관한 작품들에 대해선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나 자신을 바라보며 그것을 깨는 단초가 되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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