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마리 여기 있다

브릿마리 여기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2월

밝지 않고 일반적이지 않으며 고약하기까지해서 마주하기가 부담스럽고 불편하기까지 한 브릿마리.

마음은 여리면서 고약했던 오베의 여자 확장판인가? 라는 느낌이 살짝 들기도하지만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에서 엘사네 집 아래층에 사는 브릿마리와 켄트가

<브릿마리 여기 있다> 에서 등장한다. 할미전에서 까칠하고 매사 전투적인 이미지를 마구 풍겼던

브릿마리! 처음엔 그 브릿마리가 이 브릿마리인지 몰랐다.

책을 보며 맙소사 할미전에서 그렇게도 밉상짓을 하던 브릿마리가 이 브릿마리라니!

할미전을 읽을 때 브릿마리를 보며 동네에 꼭 잔소리하기 좋아하고 사사건건 참견하며

좋은 소리는 할 줄 모르는 전형적인 쌈닭 아줌마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그런 아줌마가 한국에만 있었던게 아니라는 사실이 재밌게 다가왔었던 것 같다.

브릿마리도 그렇지만 남편 켄트도 만만치 않은 까칠남으로 등장했었는데

그런 켄트가 심장마비로 쓰러졌다며 내연녀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고

켄트가 병원에 입원해있는 사이 고용센터 아가씨를 못살게? 굴어 얻은 직장에서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브릿마리.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순탄치 않고 예상대로 까칠할매 브릿마리로 인해

과정이 순탄치는 않지만 사람들과 부대끼며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이 할매지만

멋있게 다가오기도 했던 것 같다.

평생을 남편만 바라보며 남편의 말이 하늘이라고 믿었던 브릿마리.

자신은 없고 남편 켄트의 기준에 맞춰 그 틀에서 나오지 못하는 여자로 비춰져서

참..딱한 아줌마네...란 느낌이 강했었는데

이웃과의 참견과 작은 소동등으로 일생을 살아왔지만 딱히 본인 인생에서는

이렇다 할 반전이 없었던 브릿마리에게 늦은 나이지만 인생을 바라보는 눈과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즐거움이 생겼다는건 반갑게 다가왔다.

늦은 나이라고 생각되기도하지만 그나이에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살다가 죽는

사람들도 허다하기에 죽기전에 자신의 삶을 찾은 것에 축하를 보내고 싶다.

​괴팍하고 무뚝뚝한 오베.

일반적이지 않고 왕따인 엘사.

평생을 틀안에 자신을 가둬놓고 살았던 브릿마리.

일반적이지 않으며 괴팍하고 까칠하며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그들만의 아픔이 있고 상처가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은 이런것들을 잘, 너무 잘 풀어낸다.

미운짓만 골라하지만 나중엔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되려 미워했던 마음을 돌아서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책을 만나면서 동네에서 괴팍하고 성질머리

고약하신 어르신들을

다시 보게 됐다. 분명 그들도 뭔가 이유가 있을것이고 나쁘지만은

않다라는 생각이 들어

전보다 조금 더 그들을 대하는 내 자신이 부드러워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책으로 만나보는 그들은 내 주변 사람들과 많이 닮아 있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기도하는데 이웃들과의 이야기, 그들의 도움으로 인생에

대한 즐거운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되는 주인공들. 낯설지 않지만 쉽지 않기에 그런 바람들이 이야기에

투영되어 더욱 재미지고 감동스럽게 다가오기에 프레드릭 배크만의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