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이야기 - 역사를 바꾼 은밀한 무역 예문아카이브 역사 사리즈
사이먼 하비 지음, 김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밀수 이야기」

밀수라는 어감이 주는 우리의 인식은 별로 곱지 않다. 그도 그럴것이 침략으로 얼룩져 유구한 우리의 문화재를 강탈당했고 아직까지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너무도 많기에 대항해로 시작된 밀수의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일 것이다. '밀수'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smuggling'은 중세 독일과 네덜란드 지역에서 사용되던 고대 저지 게르만 언어 '스모클렌'에서 파생됐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의미 변화없이 '불법적인 재화의 운반'이라는 뜻이라고하니 사람들의 이런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인식이 잘못된 것은 아니리라.

​대항해로 시작된 탐험은 그 의도가 좋지 않았던 것에서 시작했으니 강자의 입장에서는 대륙을 발견하고 영토를 넓히고 자국에 없던 문화재를 수탈하여 받아들여 자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일 수 있었을지 몰라도 수탈당한 나라는 치욕과 비참한 삶을 살아야했으니 '밀수'에 대한 인식이 상반된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밀수라고해서 비윤리적이고 반인격적인 것만 있었던 것은 아님을 우리는 또한 역사를 통해 알 수 있으니 통일 신라 흥덕왕 때 중국으로부터 차를 밀수해온 김대렴과 고려 공민왕 시절 원나라에서 목화 씨를 밀반입한 문익점은 엄연히 따지면 밀수를 감행했지만 그것을 우리는 불법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목화씨로 인해 백성들도 추운 겨울에 솜을 덧대 옷을 입을 수 있어 빈곤한 삶에서 조금은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으니 '밀수'라는 것은 양면성을 띄고 있는것이 맞는 것 같다. 이 책은 밀수로 바라보는 역사이야기이다. 또한 밀수라는 것을 각기 다른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편협된 사고를 확장시켜준다. 그리고 밀수로 바라보는 인간의 욕망과 탐욕을 엿볼 수 있는데 그것이 수탈자에게는 자랑스러운 역사로, 수탈 당한 자에게는 치욕의 역사로 인식된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게 다가왔고 밀수로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는 정치적, 지정학적 이야기를 방대한 역사를 통해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로웠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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