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자리마다 꽃이 피더라
이종선 지음, 김수강 사진 / 쌤앤파커스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넘어져야 배운다는 것을 우리는 넘어져봐야 알게 된다. 넘어져보면 아프고 힘들고 죽을 것 같고 세상 다 끝난 것 같지만 죽을 것 같은 마음으로 하루, 이틀, 일주일이 지나면 또 그런대로 덜 죽을 것 같게 된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죽을 것 같은 기분은 엄습해오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살아진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상처는 다 아물지 않지만 어느정도 잊고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러면서 '내가 왜 그런일로 죽을 것 같았지? 참 바보같다...' 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에서 인생을 배우게 되고 좀 더 단단한 내가 되어 간다. 그런데 우리는 넘어지기 싫어 어떻게든 넘어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참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흙 묻고 볼썽사나운 흙바닥보다는 흙 덜 묻고 덜 아픈 고무운동장에 넘어지길 원한다. 조심하면서 사는것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살다보면 많은 인생의 굴곡을 겪게 마련이라 굴곡없이 평탄하게 살아온 사람들은 어느 순간 찾아오는 절망을 이겨낼 마음의 힘이 없다. 내가 살아보니 그런 것 같다. 젊었을 땐 '그렇겠지..그런거겠지...그렇지만 내 얘긴 아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인생을 살면서 우여곡절이 있었던 사람들은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절망이라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구나..라는 것을 느낀다. 바로 넘어진 자리마다 꽃이 피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은 살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인생이란 노트에 곱게 써내려간 에세이다. 어떻게 보면 저자의 수다?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하지만 읽다보면 어느샌가 맞장구 치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읽어내려가면서 '맞아 나도 이런적이 있었는데..., 아! 정말 기분 상하겠다..., 참..상대방 너무하네..라는 맞장구를 중얼거리는 나를 발견하곤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했다. 옆 집 사람 이야기, 가족 이야기, 사회 이야기..모두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고 마주치는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이야기들인데 내가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 또는 나도 저럴 때 저런 생각 했었지..등의 이야기가 들어있어 어찌보면 소소한 일상일지라도 그것만으로도 따뜻하고 감사하게 다가와주는 선물같은 책이었다. 찬바람 불어 마음도 휑한 요즘 곁에 두면 마음의 온기가 전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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