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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욕망 - 알파에서 베이비부머까지 데이터로 읽어낸 욕망의 방향
대홍기획 데이터인사이트팀 외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3월
평점 :
샴푸통 바닥에 샴푸가 조금 남았지만 눌렀을 때 더 이상 샴푸가 나오지 않아 그냥 버리는 딸과 뚜껑을 열면 몇 번을 더 쓸 수 있는데 그냥 버린다며 아까운 걸 모른다고 타박하는 엄마, 이렇게 샴푸로 인해 모녀는 신경전을 벌인다. 다 써가는 샴푸통을 대하는 모녀의 온도차를 다룬 실험에 재미있게도 국민 총소득이 등장한다. 부모 자식 간의 국민총소득 차이는 세대 간 갈등을 불러왔지만 그것을 이해하거나 공감하려는 시도 없이 그저 부정적인 면으로만 치부되었던 것을 어느 가정집에서나 일어날 수 있을법한 상황을 통해 이해를 도왔던 이 실험이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떠올랐다.
BB 세대, X세대, M 세대, Z세대, 편가르듯 나누어진 세대 간 격차는 그로 인해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치기 마련이다. 세대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 앞에서 기존 세대들은 젊은 세대들을, 젊은 세대들은 기존 세대를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이 많았다. 자신의 즐거움을 절제하면서까지 일에 매진했었던 부모 세대, 그렇게 열심히 일해서 자식들을 키웠는데 일하느라 함께하지 못했던 시간의 격차는 너무 커져버려 외로운 노후가 되었고 그것을 보고 자란 자식들은 부모처럼 평생을 힘들게 일만 하며 살았던 모습을 떠나 어느 정도 자신의 여가를 즐기며 살고 싶어 한다. 미친 듯 솟은 부동산과 물가는 결혼과 자식에 대한 미래까지 앗아간지 오래되었고 예전처럼 금리도 높지 않아 가상화폐나 주식에 열광하게 된 젊은 세대의 이야기는 그것을 바로 보고 이해하지 못한다면 결코 대화할 수 없는 세대 간 주제이기도 하다.
이 책은 대흥기획 광고대행사 팀에서 낸 책으로 초고속으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발 빠르고 민감하게 이끌어가기 위해 세대 간 이해를 돕기 위해 풀어써져 있다. 세대 간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열광하며 그런 현상이 나타나게 된 기저에는 어떤 사회적 요소들이 있었는지 이해하기 쉽게 풀어써져 있다. 제목이 <세대욕망>이라 세게 다가와지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실상 각 세대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제목에서 느껴지는 찰진 느낌보다는 왠지 따뜻한 느낌도 들었던 것 같다.
재미있게도 윤리적인 측면은 알지만 그렇다고 비싼 돈을 주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는 젊은 세대의 이야기는 그것을 업으로 삼는 이들이 각 세대의 트렌드를 어떻게 읽고 방향을 잡아야 하는지 결코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예도 많이 등장하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트렌드를 굳이 따라가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모르는 것도 싫은, 그렇다고 매년 출간되는 트렌드 책은 이제는 너무 식상한 느낌이라 펼쳐보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었는데 그것과 비슷하지만 더 다양한 공감이 담겨 있어서 그런지 흥미롭게 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