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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 오늘을 만끽하는 이야기 (양장본) ㅣ 오늘을 산다 2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새의노래 / 2024년 3월
평점 :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40대 싱글 직장인 히토미의 하루는 평범합니다. 특별할 것 없는 직장 생활, 가끔 동료나 친구와의 만남이 아니면 함께 사는 부모님과의 생활이 전부인 그녀, 결혼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남자와의 연애조차 생각이 없는 건 아닌 그녀는 마흔 살 이란 나이가 자꾸만 씁쓸하게만 여겨지는데요. 그런 그녀에게 같은 회사의 14살이나 어린 후배 마카베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업무가 끝난 후 저녁 식사를 하자고 권유하는 마카베, 그런 그의 권유가 싫지 않은 히토미. 어느덧 둘 사이는 가까워지고 함께 저녁을 먹는 횟수가 잦아들면서 자연스럽게 사귀는 사이로 발전합니다.
마카베와 연인 사이로 발전할 무렵 대학시절 좋아했었던 오카와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그녀, 대학시절엔 좋아하는 마음이 컸던 터라 수줍음만 한가득이었던 그녀였지만 최근 연하의 남자에게 관심을 받고 마흔이란 나이의 여유로움은 오카를 편한 마음으로 만날 수 있게 이끌어주었고 그런 히토미의 변화에 오카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하지만 히토미의 마음은 마카베에게 향합니다.
그렇게 14살 연하의 동료와 사귀게 된 히토미의 나날은 그 누구에게 마카베의 존재를 말할 수 없지만 오랜만에 설레는 나날들로 이어지는데요. 머리 스타일이나 옷 스타일에 변화를 주며 데이트에 임하고 몸매에도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렇게 좋았던 계절들이 지나가고 둘 사이의 감정이 시들해짐을 느끼게 된 히토미, 마카베와의 이별을 예감하게 됩니다. 함께 했던 여행, 함께 했던 시간들이 소중하기는 하지만 역시 14살이나 어린 남성과의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히토미에게 어려운 일이었지요. 계절의 변화처럼 마카베와 자연스럽게 이별로 이어졌지만 젊은 시절 불타오르던 사랑과는 다른, 씁쓸하기는 하지만 못 견딜 만큼은 아니어서 그저 물 흐르듯 덤덤하게 이별을 받아들이고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기대도 없이 절망도 없이, 오늘을 산다."라는 문구에 희망이 느껴지지 않아 책을 펼치기 전 주춤했었는데 히토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절로 고개가 주억거려지는 문장이 아닐 수 없었는데요. 뭔가 큰 사건사고 없이 그저 평범한 듯 흘러가는 일상들 속에서 추억으로 꺼내 생각할 만한 에피소드들은 있었지만 그것이 히토미의 미래를 크게 바꾸지 않고 또다시 조용히 흘러가게 된 인생 앞에서 비슷한 연령대라 공감이 갈만한 부분들이 많았어요. 직장에서의 적당한 위치, 사람을 대하는 적당한 선, 가족과의 관계 등이 소소하게 흘러가며 오히려 공감 갈만한 일상들에 위로받고 말았네요. 평범한 삶이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이 책이 소소한 일상을 더없이 소중하게 만들어주리라 믿습니다.